10월은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농부에게 오곡백과를 거두는 수확의 계절이라면, 문화예술인들은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다.
10월 초순, 기나긴 추석연휴를 지낸 후 문화예술축제는 여지없이 쏟아졌다. 굵직한 축제만 따져봐도, 천안은 지난 주말 천안예술제와 천안호두축제가 열렸으며 아산은 은행나무길 축제를 시작했다. 더불어 아산은 이번주 짚풀문화제가 예정돼 있다.
문화예술의 축제나 전시·공연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관객’ 없이는 감히 성공했다 할 수 없다. 푸짐한 잔칫상을 차렸어도 손님이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최근 ‘관객’을 중심으로 바라본 천안의 문화예술행사는 그런대로 ‘성공적’이다.
지난 13일(금) 천안시립예술단의 첫번째 뮤지컬 ‘어사 박문수’는 예술의 전당 소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웠다. 광덕쉼터에서 주말 치러진 ‘천안호두축제’나 도솔광장에서 열린 ‘천안예술제’도 관객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대풍이라 할 순 없을 지라도 ‘풍년’이란 말을 써도 어색하지 않은 수준이다.
등산이나 여행 다니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책읽기도 좋고 여기저기 크고 작은 행사도 많다. 그런 속에서 문화예술축제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좋은 징조다.
여기서 좀 더 발전적인 소통을 기대하기 위해 ‘두가지’ 노력을 경주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첫째 지역적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것. 천안지역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대부분 지역주민인 관객의 관심과 이해를 이끌어낼 수 있다. 천안예술제에서 보여준 연극 ‘김시민 장군’은 좋은 사례다.
둘째 체계적인 홍보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 때 되면 홍보현수막을 내걸고 간략한 보도자료를 내놓는 것은 10년 전이나 20년 전에도 사용해 왔던 방식이다. 천안시와 문화재단이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볼 문제다. 언론홍보만 해도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등 다양하며 인터넷판과 신문판이 다르다. 홍보매뉴얼이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시민에게 알려질 것이다. 덧붙여 축제나 공연·전시가 있다면 주변 관광 등과 연계해 소개해도 좋겠다. 예를 들면 광덕에서 벌어지는 호두축제는 인근 태학산휴양림과 연계해 축제도 보고 숲속힐링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축제나 공연·전시가 많은 가을, 잔칫상을 차리는 주인이나, 대접받는 손님이나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