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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추석명절 온 가족이 배려해야

급작스런 환경변화, 심리·신체적 ‘절대안정’…가사노동은 ‘가볍게’

등록일 2017년09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류애리 교수/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첫아이를 가진 임산부 K씨는 무거운 몸으로 가족부터 친지까지 대가족이 먹을 음식을 장만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부터 앞선다.

먼저 임신 중 명절을 경험했다는 친구는 가사를 기피하다 집안 어른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고 하니 본인도 그렇지 않을까 속이 답답하다. 명절에는 장시간 이동, 심한 가사노동, 과식,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특히 임산부에게는 급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인한 심리적, 신체적 부담과 함께 많은 사람들과의 접촉으로 인해 전염성 질환 및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이동, 자가용보다는 기차로

명절이면 먼 지역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교통정체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힘들게 하는데, 특히 임산부에게는 매우 큰 피로와 스트레스 요인이다.

게다가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자궁수축이 발생하거나 혈액순환의 이상으로 혈전이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 부득이하게 귀성길에 나서야 한다면 자가용보다는 내부에서 움직일 수 있고 화장실을 편하게 갈 수 있는 기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면 적어도 1시간마다 휴게소 등에 들리는 등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리를 움직여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수시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산부가 비행기를 탈 때에는 임신주수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안정기에 들어서는 임신 12주 이후부터 32주 이전이 안전하며, 이 경우에도 고위험 임산부나 조산의 위험성이 높은 임산부는 비행기 이용을 삼가야 한다.

가사는 식탁에서, 과식은 금물

입덧이 심한 임산부에게는 음식을 가까이 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임산부에게 명절음식 장만과 가사노동은 신체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장시간 서서 또는 바닥에 앉아서 상체를 숙인 채로 장시간 가사노동을 하면 자궁수축이 생겨 진통이 발생할 수 있다. 되도록 식탁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수축이 느껴지거나 복통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5개월 이상 임산부는 부른 배가 싱크대에 부딪히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설거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 섭취도 주의가 필요하다. 임산부는 위장능력이 저하되고 자궁의 압박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으므로 과식을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특히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하면 조기진통이 동반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 이상 증상발생 병원 찾아야

가족들은 태아와 임산부의 건강을 위해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임산부는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며, 명절에는 여러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므로 더욱 빨리 피로감을 느낀다.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며, 어른들의 눈치를 보느라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가사를 하는 임산부가 대부분이다.

남편과 가족들이 먼저 관심을 갖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임산부는 명절 전에 행선지 주변의 병원을 미리 알아보고, 이상 증상을 느끼면 주변의 도움을 요청해서 즉시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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