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떡 뽑느라 정신없어 죽겄는디 하하하”
느티나무 떡공장에 들어서자마자 김 오른 흰떡(가래떡)들이 속살을 안 보이고 싶었는지 김이 자욱했다.
떡마음이 어찌됐던 가지런히 놓기 위해 나온 떡을 상자에 담고 있는 아줌마들의 손길이 분주하기만 하다. 오늘 하루 아줌마들이 만져야 되는 흰떡은 4톤. 저녁이 되면 느티나무 떡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악농협 직원들이 퇴근 후 손발을 걷어 부치고 작업에 끼어 든다.
“그래도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손이 모자란다”며 정진국 송악농협 직원은 웃음 짓는다.
전국 농협 단위에 네다섯 곳밖에 없는 떡공장.
이중 하나가 송악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느티나무 떡공장이다. 어느 방앗간이나 명절만 되면 더욱 바빠지겠지만 이곳은 비명에 가깝도록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 좀…”하고 말을 붙였다간 “에구 떡이나 드셔. 힘들어서 말할 사이도 없어” 대꾸하면서도 연신 웃어댄다.
이곳 떡공장은 1백50평 대지에 건물 1백15평에서 떡을 생산해 내고 있다. 가래떡, 뷔페떡, 송편 등 생산되는 떡가지수만 20종. 이렇다 보니 작년 매출액만 15억8천2백만원. 이중 순이익은 겨우 1억원이 넘었지만 떡공장 하나로 송악의 쌀농사 농민들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쌀농사를 짓는 쌀 전량을 이곳 떡 공장에서 사가기 때문이다. 작년 신정에 생산된 떡주문만 20톤이다. 추석 때도 20톤, 작년 설에 45톤의 주문량이 있었지만 올해는 설 일주일을 앞두고 55톤의 주문을 받고 있다. 55톤에 해당되는 쌀가마만 5~6백가마다.
“수입쌀로 하면 순이익만 엄청나죠.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죠. 우리 농민 우리가 살리고 신년에는 우리 농산물 먹어야 한해가 건강하지요”하며 정진국씨는 말한다.
공혜진(36?송악면)씨는 “바쁘기는 하지만 설날 상 위에 맛있게 올려질 생각을 하니 기분좋지요. 영화에서는 나무에 노란리본이 걸리는 것을 보고 행운을 기리지만 우리 공장은 느티나무에 가래떡이 주렁주렁 걸리도록 많이 생산하는 게 행복이지요. 맛있게 먹어주시고 추석 때 송편으로 찾아 뵐께요”하며 신년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