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까지 개정하며 시·군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던 충남도의회가 '준비 부족'과 '시·군 비협조'를 이유로 유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안팎에서는 내외적 반발 여론을 의식해 시군 감사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은 4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올해 시·군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1년간 유보하자는 게 동료 의원들의 중론"이라고 덧붙였다.
감사 유보 배경에 대해 윤 의장은 "올해 조례를 개정해 시행하다 보니 자료 수집이 늦어지고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군에서 자료가 와야 하는데, 시·군에서 자료를 보내주지 않는다"며 "자료 제출이 안 되면 감사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장은 "충남도에서 일선 시군에 지원하는 예산만 국비 2조 3000억원, 도비 5800억원 등 모두 3조에 달해 감사가 꼭 필요하다”며 “제11대 충남도의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의회가 시군 공무원노조의 반발이 거세지자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물러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시·군 공무원노조는 도의회가 시·군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자 시군의회 역할을 무력화 할 뿐만 아니라 이중 감사라며 거부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충남도의회는 지난 6월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시·군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공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