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교수/순천향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자녀의 건강한 성장은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정상적인 어린이는 출생 후 만 2세가 될 때까지 제1의 급성장기가 있고, 이 후부터 사춘기 전까지 연간 4~6cm정도 자란다. 사춘기에는 제2의 급성장기가 찾아오고, 사춘기 후반부터 성장속도가 감소하다가 성장이 멈춘다.
의학적으로 정의하는 저신장은 같은 나이와 성별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키가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다. 현재 키가 저신장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도 학동기의 아동이 연간 4cm 이하의 성장속도를 보이고, 또래보다 10cm 이상 차이가 난다면 성장장애을 고려할 수 있다.
소아 저신장증의 주요 원인은 가족성 저신장증과 체질성 성장지연이다. 가족성 저신장증은 현재 키는 작지만 성장속도는 정상이고, 가족들이 대부분 키가 작은 경우다. 골연령은 정상 범위고, 사춘기는 또래와 비슷하게 시작한다.
체질성 성장지연은 또래보다 늦게 자라는 경향을 보인다. 성장속도는 정상이지만 골연령이 상대적으로 어리고, 사춘기의 발현이 또래보다 늦은 경우다. 따라서 사춘기에는 또래보다 키가 작지만, 성인기에는 정상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 저신장증의 원인으로 터너증후군, 다운증후군, 연골 무형성증, 골이형성증, 영양결핍,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이 있다.
병원을 내원하면 먼저 어린이의 키가 같은 나이와 성별을 기준으로 몇 백분위수에 속하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부모의 키·성장패턴, 다른 가족의 성장패턴과 비교해 6개월 혹은 1년간의 성장속도를 바탕으로 정상 여부를 판단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의심되면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를 시행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의한 저신장증인 경우 최종 키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가장 뚜렷하다.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를 받으면 더욱 좋다. 성장호르몬은 키를 크게 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근력, 대사기능 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에서도 완전한 성장호르몬결핍증이 있다면 소량의 성장호르몬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만 18세가 되었을 때 성인형 성장호르몬 결핍증에 대한 재확인이 필요하다.
성장호르몬은 현재 30년 이상 치료에 사용되면서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육통, 관절통, 주사 부위의 두드러기, 피부 발진 등의 과민반응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성장호르몬 투약을 시작한 초기에 뇌압의 상승으로 두통, 구토 등을 보일 수 있지만, 투약을 중단하면 증상은 사라진다. 다른 부작용으로는 척추 측만증의 악화, 대퇴골 탈구, 갑상선호르몬에 가벼운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 종양 치료를 받았거나 유전성 종양의 경향이 있는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잘 자라려면 균형 잡힌 영양소들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과도한 열량 섭취는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비만의 원인이 된다. 하루 30분 이상의 활발한 신체 활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며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고,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적절한 야외활동으로 일조량을 충분하게 유지하면 성장에 중요한 비타민D 부족을 피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적절한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부모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성장장애가 의심되면 즉시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