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가 음봉초등학교 앞 200m 거리에 16만5000㎡(5만평) 부지의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대규모 공장 증축을 인허가해 학생들의 건강권, 교육권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아산시 음봉면 소재지 중심에 있는 음봉초등학교는 병설유치원과 교직원 포함 100여 명의 교육 공간이다.
2016년 5월, 학교 운동회에서 브레이크 패드 라이닝 제조 공장에서 나오는 심한 냄새를 통해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은 KB오토시스㈜(KB)의 실체를 알게 됐다.
당시 음봉초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은 학교 앞 2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공해, 위험 물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브레이크패드 생산공장이 들어오게 된 경위와 5만평 규모의 공장이 면소재지 중심에 들어오게 된 경위를 밝히라며 아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주민의 우려와 요구에 대한 아무런 진전이 없자 음봉KB오토시스㈜ 사태해결을 위한 지역대책위원회, 음봉초학부모대책위원회 등 주민들이 연대하며 아산시의 해명과 책임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아산시의 일방적 기업 편들기?
음봉 주민들은 2016년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아산시장 면담에서 음봉초 앞에 있는 KB는 공해물질 사용이나 배출이 거의 없는 회사로 오폐수 정화처리시설을 갖출 이유가 없는 회사라는 답변을 아산시로부터 들었다.
그러나 올해 5월, 음봉초 학부모회 자체조사 결과 KB는 다량의 유독·위험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업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KB 임원과의 면담에서도 사측은 페놀수지와 중금속 등을 사용하며 제작 공정상에서 냄새와 공해물질 배출에 대해 인정한 바 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유해화학물질 취급 내역도 확인됐다.
지난 7월26일 개최된 ‘KB오토시스 유해화학물질 배출 실태와 학교 교육권 침해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아산시는 “2016년 7월 환경관련 시설 단속으로 KB에 조업중단 10일에 해당하는 벌금 3000만원을 부과하는 등 행정처분을 집행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KB음봉주민대책위와 천안아산환경련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점은, KB는 증축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앞 200M 이내 상대정화구역 규제(학교보건법 제5조)를 회피하기 위해 203 미터의 거리로 지적 분할해 규제를 피해 갈 꼼수를 쓰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산시는 KB 증축 인허가 절차상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KB의 유해화학물질 사용 사실을 부정해 온 것도 모자라 2개월 전 아산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지구단위 변경계획에 대한 재심의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서 더욱 많은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음봉주민대책위는 KB오토시스 공장에서 취급하는 페놀, 카드늄, 비소, 황 등 위험물질을 어떻게 관리하고 처리하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험물질 내용과 처리과정 공개하라
천안아산환경련 서상옥 사무국장은 “음봉면 소재지에 다량의 유해화학 물질 사용이 불가피한 공장이 대규모 증축되는 문제는 음봉초등학교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도시와 농촌의 균형있는 발전으로 여성친화도시, 아동친화도시를 표방하는 아산시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책임 있는 해명과 조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음봉초학부모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연대해 아산시의 해명과 책임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과 해당지역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요구를 아산시에 전했다.
첫째, 아산시는 초등학교 앞 200m 거리에 5만평 부지의 대규모 공장 증축 인허가로 인해 학생들의 건강권, 교육권 침해 우려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라.
둘째, 아산시는 유해화학물질 사용 업체에 대한 음봉면 주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라.(KB오토시스 공장에서 취급하는 위험 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어떻게 페놀, 카드늄, 비소, 황 등을 관리하고, 오폐수 처리를 하는가에 대해 명시하라.)
셋째,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 없이 진행되는 증설공사는 관련 책임자의 투명한 해명으로 의혹과 문제점이 해결될 때까지 즉시 중단 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