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여자행세를 하며 지적장애인 학교선배를 유인해 금품을 강취한 피의자가 A씨(21)가 경찰에 잡혔다.

아산경찰서(서장 김황구) 여성청소년과에 따르면 피의자 A는 지난 7월18일, 휴가철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적장애인 고교선배 B씨에게 접근했다. A는 B의 여자 친구로 가장해 SNS 문자로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 유인했다.

A는 B가 약속장소로 나오자 ‘말을 안 들으면 때리겠다’고 협박해 통장에서 600만원을 인출하게 했다. 또 B가 가지고 있던 휴대폰을 빼앗고, 신규로 개통하도록 해 강탈했다.

한편 B씨 가족들은 지적장애 3급 장애인 B가 친구를 만난다며 집을 나간 후 이틀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고, 휴대전화도 사용 정지된 채 통장에서 600만원이 인출된 것을 확인하자 182에 실종신고를 했다.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실종자 통장에서 현금이 인출된 은행 주변 CCTV를 탐색했다. 그러다 겁에 질린 모습의 B 주변에 남자 2명이 함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납치감금폭행, 5일만에 해운대에서 덜미

경찰은 가족들과 실종자 친구들을 상대로 탐문하는 과정에서 과거 고등학교 때부터 B를 폭행하고, 공갈·협박했던 학생들 중 한 명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이 피의자들을 추적하자 A는 B의 가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B에게 ‘친구들과 잘 있다’는 내용의 전화를 하도록 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B의 명의로 대출까지 받으려고 시도했다.

아산경찰서는 부산해운대경찰서, 경기평택경찰서와 공조로 사건접수 5일 만에 부산 해운대에서 피의자 A일행과 함께 있던 B를 찾아내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또 A를 약취유인 및 공갈혐의로 체포해 구속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던 B는 A를 비롯한 피의자들의 학교 선배였지만 학창시절 피의자들로부터 폭행과 공갈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어 저항도 못한 채 소지하고 있던 휴대폰을 빼앗기고, 현금을 강탈당했다. 피의자들이 갈취한 금품은 모두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가족들의 신속한 실종신고로 실종자를 조속히 발견하고 피의자들을 검거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실종신고는 112 또는 182로 적극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