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호수에는 최근 연꽃이 활짝 피어나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연꽃단지에서 흰뺨검둥오리 새끼들이 인기척에도 달아나지 않고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다.
신정호수에는 최근 연꽃이 활짝 피어나며 아산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신정호수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안개를 걷어내며 조금씩 드러나는 호수풍경이 신비롭고, 맑은 날은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와 다양한 생명체들의 활발한 먹이 활동이 관찰된다.
백로, 왜가리, 뜸부기, 흰뺨검둥오리 등 각종 새들이 지척에서 한가로이 먹이사냥을 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또 갓 태어난 어린 오리새끼들이 어미 뒤를 따라 다니는 앙증맞은 모습도 눈에 띈다. 사람에게 익숙한지 가까이 다가가도 여유를 보이며 쉽게 도망가지 않는다.
최근에는 신정호에서 수상스키를 즐기는 동호인 수도 늘고있다. 신정호는 아산시민들은 물론 인근 도시에서도 가장 즐겨찾는 쉼터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부패한 물고기 사체 둥둥
신정호에 떠 있는 물고기 사체에 파리가 들끓고 있다.
신정호 가까이 가면 물고기 사체가 부패하며 심한 악취를 뿜어내고 있다.
떼죽음 당한 물고기 사체들이 수초 곳곳에 하얗게 걸려있다.
이처럼 신정호수의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호수 관리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일 새벽 신문사에 신정호를 찾은 시민으로부터 몇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신정호 산책로를 걷는데 악취가 진동하고, 곳곳에서 떼죽음당한 물고기가 떠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을 찾아 카메라에 담았다. 호수 물가에는 흰색 물고기 사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부패정도로 볼 때 상당히 오랜 시간 방치된 것으로 보였다.
신문사에 제보한 시민 A씨는 “물고기 사체는 가끔 목격되지만 이번 물고기 떼죽음은 개체수가 상당히 많다”며 “장맛비 때문인지 4일부터 물고기 사체가 떠오르기 시작했는데 사흘째 아무도 수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호 수질 ‘매우 나쁨’
떼죽음 당한 물고기 사체들이 수초 곳곳에 하얗게 걸려있다.
신정호 수질관리에 대한 심각성은 지난달 아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아산시에서 이영해 의원에게 제출한 수질검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신정호수는 2015년과 2016년 매우 심각한 오염 수치를 보였다.
수질검사결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12.13mg/l, 12.00mg/l 로 ‘매우나쁨’ 단계인 6등급 이었다. 총질소(T-N)는 각각 1.214mg/l, 1.049mg/l로 5등급인 ‘나쁨’, 총인(T-P)은 각각 0.088mg/l, 0.058mg/l로 ‘약간나쁨’ 4등급, 총유기탄소는 각각 7.00mg/l, 7.36mg/l로 ‘나쁨’ 단계인 5등급 상황을 보였다. 수질검사 결과 부유물질(SS)만이 각각 11.00mg/l, 10.28mg/l로 ‘보통상황’ 3등급 이었다.
작년에는 두 차례 떡붕어 등 물고기 폐사가 시민으로부터 신고 됐다. 신정호 산책로 주변에서 물고기 폐사로 비린내 등 악취가 심하다는 내용이다. 당시 두 차례의 신고에 대해 아산시는 수질악화로 인한 폐사로 결론을 내리고, 매일 죽은 물고기를 수거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올해는 물고기 집단폐사가 며칠 지나고, 사체가 떠다니며 부패해도 아무도 수거하지 않았다.
신정호 관리 일원화 시급
신정호에서 수상스키를 즐기는 동호인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본 신정호는 평화롭고 아릅답기만 하다.
현재 아산시는 신정호 수질개선 대책으로 ‘오목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점량동 오목천 상류에 국비 57억원을 포함한 총 1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효율 인공습지 및 생태습지’를 4만5000㎡ 규모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환경부에 국비신청을 한 상황이며, 사업기간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개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사무국장은 “신정호수 관리계획은 현 상황에 따른 대책만으로는 안된다”며 “향후 신정호수 주변의 각종 개발사업과 맞물려 100년 앞을 내다 본 종합적이고 치밀한 계획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이어 “신정호수에 대한 관리는 언제나 ‘아산시’와 ‘농어촌공사’의 관리영역에 대한 혼선이 발생한다”며 “‘농어촌공사’나 ‘아산시’가 서로의 역할분담을 이유로 느슨해도 된다는 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국장은 “신정호에 대한 관리는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문화와 예술 등 민간전문가 영역의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 더 좋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호 주변은 빠르게 개발 중
신정호 주변의 개발행위에 대해서도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문화와 예술 등 전문가 영역의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 더 좋은 관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정호를 둘러싼 주변의 각종 도시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른 난개발과 환경훼손 우려도 크다.
식당과 커피숍을 비롯한 각종 상업시설이 곳곳에 들어서고, 대규모 전원주택단지가 개발되며 하루가 다르게 신정호 주변 경관과 지형이 바뀌고 있다. 신정호 주변에는 자고나면 새로운 건축물이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 아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기애 의원은 “신정호 주변의 난개발이 매우 심각하다”며 “아산시는 신정호의 자연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규제나 대책은 없는가”물었다.
이에 아산시 관계자는 “신정호수 주변의 각종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개인의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건축행위를 제한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아산시가 좀 더 발 빠르게 신정호 전체의 관리계획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개발이나 보존에 대한 예측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