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교천 야영장에서 은행나무길을 연결하는 다리에 쓰레기더미가 쌓여 댐을 형성하자, 급격히 불어난 물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곡교천 둔치를 덮쳤다.
지난 3일과 4일 이틀간 내린 집중호우로 아산시 곡교천이 범람했다.
2일부터 간간이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는 3일 밤부터 4일 새벽사이 집중호우로 변했다. 이틀간 강우량이 누적되자 아산시 곳곳이 침수되고, 공사장 곳곳에서 토사가 유출됐다.
곡교천은 천안시 풍서천을 비롯한 상류에서 흘러온 급물살이 더해져 순식간에 급류를 형성했다. 특히 곡교천 야영장에서 은행나무길을 연결하는 소형다리에는 상류에서 급물살과 함께 떠밀려온 쓰레기더미가 더해져 물길을 막아 버렸다.
스티로폼, 폐타이어, 페트병, 비닐, 폐건축자재, 나뭇가지 등 다리 사이에 걸쳐진 각종 쓰레기 더미는 각종 부유물질과 뒤섞인채 수일간 방치되며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소형다리에 쓰레기더미가 쌓여 댐처럼 급물살을 가두는 역할을 하자, 급격히 불어난 물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곡교천 둔치를 덮쳤다. 이로 인해 곡교천 둔치에 설치된 리틀야구장이 물에 잠겼고 곳곳에서 펜스가 넘어졌다. 또 곡교천 바닥의 진흙과 모래가 곡교천 둔치위로 밀려 들어와 쌓이기도 했다.
새벽시간 야영객 일가족 긴급탈출
4일 새벽 야영장에서 야영 중이던 일가족 5명이 긴급 대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처 챙기지 못하고 남겨진 텐트에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전달된다.
4일 새벽 야영장에서 야영 중이던 일가족 5명이 긴급 대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의 긴급 탈출은 가장 취약한 시간대인 새벽 3시 이후에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고, 야영장 안전관리 매뉴얼의 심각한 허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산시는 3일 밤 11시20분 호우주의보가 발령 됐다. 많은 양의 장맛비와 집중호우가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교천야영장에 야영객을 입장시켰다. 이날 야영객은 가족 단 한 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야영객들은 텐트도 걷지 못한 채 야영장을 긴급하게 탈출해 차량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야영장에는 주인 잃은 텐트 한 동이 며칠째 방치돼 있었다. 이에 대해 아산시는 야영객을 위험에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 관계자는 “곡교천야영장은 평일 1인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데, 이날 당직자는 하천이 범람할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2일부터 4일 새벽6시까지 아산시에 내린 평균 강우량은 122.83mm로 나타났다. 이 중 송악면이 283mm로 가장 많았고, 인주면이 26mm로 가장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