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로 표현되는 가족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파괴, 머지않아 붕괴된 가족개념의 재조합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시에서 해마다 발간하는 통계연보에 따르면 세대별 인구수가 지난 83년 이후 단 한번도 ‘증가’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세대당 인구수가 파괴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이전부터다. 62년도만 해도 한 세대당 6.3명이었던 것이 66년 6명선이 깨지고 이후 80년 5명선, 91년 4명선, 그리고 지난 2001년에는 3명선마저 붕괴했다.
이같은 대가족 파괴위협에 정부는 최근 그동안 억제했던 출산을 ‘장려’ 방향으로 선회, 추후 다양한 부문에서 출산에 따른 복지혜택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세대 2.51명 ‘문성동 최악’
2002년 12월31일 현재 천안시 인구는 44만5495명에 15만1535세대로 한 세대당 2.94명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13개 동(1세대당 인구수 2.98)보다는 4개 읍(2.87)이 파괴돼 있으며 농촌지역으로 구분되는 8개 면(2.81)에서 핵가족 추세가 심화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촌지역의 핵가족화가 가장 서둘러 진행되는 이유로는 부모만 남긴채 젊은이들이 농촌지역을 떠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동면이나 수신, 성남면 등 농촌지역의 경우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오죽하면 마을잔치에 50세를 넘긴 장년들이 막내역할을 하며 술심부름을 할까.
세대당 3명선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으로는 쌍용1동이 3.37명으로 제일 높으며 뒤이어 부성동 3.26명, 청룡동 3.25명, 쌍용2동 3.21명을 나타내고 있다. 쌍용1?2동은 아파트 인구로, 청룡동과 부성동은 전형적인 도?농 복합지역으로 대변되고 있다.
이들 지역과는 반대로 문성동이 2.51명으로 핵가족화의 맨 앞에 서 있으며 북면 5.58명, 중앙동과 신안동 2.67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문성동과 중앙동은 시내권의 가장 낙후된 구도심의 한가운데 있는 지역이며 신안동은 유동인구의 집결지로 분석된다.
문성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장말녀씨는 이 지역의 핵가족화가 심화되는 이유로 ‘노령층 증가’와 ‘영세상점’을 꼽았다.
그녀는 “농촌지역과 같이 낙후된 구도심을 떠나는 자녀들로 노부부나 독거노인만 남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영세 점포들이 행정서류 등의 문제로 주민등록을 옮겨놓는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시는 자체조사를 통해 한 세대당 제일 많은 가족수를 갖고 있는 김태만(46?원성1동)씨 가족을 시청 홈페이지에 등록해 놓고 있다. 당초 15명으로 올라있는 이들은 현재 본인과 처, 자녀 2명을 비롯해 모, 남동생 2명, 여동생 1명, 제수씨 1명, 조카 4명 등 총 13명이 한 세대로 나타나 있다.
가족붕괴 전국도 마찬가지
끊임없이 진행되는 핵가족화는 비단 천안시뿐만 아니다. 전국 2백32개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
2001년 말 기준으로 보면 전국민 4613만6101명이 1608만992세대를 이루고 있어 세대당 2.86명을 나타내고 있으며, 충남도도 191만8137명에 65만3610세대로 2.93명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 15개 시?군에서는 서산시가 15만116명(49906세대)으로 유일하게 3명선(3.00)을 유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 2.8명대를 나타내고 있다. 제일 낮은 곳은 서천군으로 7만2787명(2만6123세대)에 2.78명으로 나타났으며 금산군이 2.94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도내 7개(계룡출장소 포함) 시 2.93명보다 9개 군지역(2.91)에서 핵가족화가 앞서 진행, 젊은이들 떠나는 농촌지역의 실태를 반증해주고 있다.
예전엔 ‘농촌은 대가족, 도시는 핵가족’으로 표현하며 도시의 삭막함을 나타냈지만 언제부턴가 가족파괴는 농촌을 휩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