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권도 위협받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 6월, 조리사 노동자의 안전보건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급식실 조리사의 95.8%가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했다. 이 중 의학적 조치가 필요한 노동자는 60%가 넘는다. 조선소 노동자의 35~40% 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산재 신청한 어느 노동자는 10년 동안 급식실 조리사로 일해 왔다. 그가 일했던 학교는 학생 수 1530명의 급식을 단 7명이 준비한다. 이들은 1인당 218명의 식사를 3시간 만에 준비해야 한다.
이들의 노동 강도는 더 끔찍하다. 국 재료 70㎏, 무침 재료 50㎏, 튀김재료 90㎏을 여성 2명이 옮긴 다음 90㎏에 달하는 쌀을 나르고, 씻고, 물과 혼합한다. 이어 5㎏의 밥 판 54개를 일일이 찜 솥에 꽂는데 이 작업을 108번이나 해야 한다.
학생들이 밥을 다 먹고 나면 1500개가 넘는 식판을 걷어와 2시간 동안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가 끝나면 다시 청소와 물청소가 남아 있다. 이렇게 기계처럼 일하는 동안 골병이 들어가는 것이다. 다른 학교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형편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 급식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아파도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아파도 휴가를 사용해 본 적 없다’는 답변이 68%나 된다. 그 이유로 ‘대체인력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78%였다. 내가 자리를 비우면 또 다른 동료가 내 일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아프다’는 말도 쉽게 꺼낼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 6월29일과 30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학교급식이 중단된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적지 않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때 강원도 포남초 교장이 각 가정에 보낸 안내문이 언론, 정치권,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파업을 안내한 글은 이렇게 끝맺는다.
“모두가 잠시 불편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입니다. 그것이 결국 우리를 위한 일입니다. 부모님들의 지지와 배려 부탁드립니다.”
이 학교는 비정규직원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정규직 교사도 상당수 파업에 동참했다. 우리 자녀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조리사들이 지은 밥과 음식을 먹게 할 것인가. 아니면 눈물과 한숨 속에서 조리한 밥과 음식을 먹게 할 것인가. 어떤 밥과 음식이 우리 자녀의 건강에 유익할지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