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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의장 더불어민주당 탈당 “왜?”

오안영, “정파 떠난 공정한 의장”…민주당, “인간적 도리 아니다”

등록일 2017년06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오안영 아산시의회 의장은 19일 오전 9시40분 의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산시의회 오안영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오 의장은 19일(월) 오전 9시40분 의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오안영 의장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시의원 후보로 지역 일꾼의 길을 시작한 지 12년의 시간이 흘렀다”며 “아산시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2005년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자격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오 의장의 민주당 탈당설은 작년 말부터 심심찮게 회자됐다. 오 의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50% 이상 정당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배경에 대해서는 본인과 지역정가의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오안영 의장의 탈당은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지역정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비민주적 의사결정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안영, “기초의회 정당공천 거부의사”

오안영 의장은 “지방의회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지 않으면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이유는 기초의회 정당공천체에 대한 거부의사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오 의장은 “지방자치의 기본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의 손으로 선출하는 직선제 선거에 있지만, 2006년부터 시행된 정당공천제는 지방의회를 정당공천권의 영향권 아래 둠으로써 지방의회 자율권을 훼손하고 지역정치의 분열을 야기하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수없이 요구했던 정당공천제 폐지 등 개혁의 요청은 중앙정치의 이용대상이 되고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로만 돌아올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집권적 정치제도의 틀을 벗고, 지역주민의 손으로 대표자를 선출하고, 주민의 소리를 행정에 반영하는 것이 지방자치 본래의 취지”라며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상위법령에 의해 엄격하게 제한된 자치법규 제·개정권, 많은 예산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지방재정구조, 그리고 권한과 책임소재가 명확치 않아 지방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자치사무와 위임사무의 불균형 등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의 기본정신이 많이 훼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오 의장은 “앞으로 남은 1년여 의정활동은 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 의장으로서 정당과 정파를 떠나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의 다짐과 각오를 실천하면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안영 의장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였다.

오안영 의장이 기자회견 도중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 “정당정치 혼란 조장말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이날 오후 3시20분 논평을 통해 오안영 아산시의장의 탈당을 비판했다.

더민주 충남도당은 논평에서 ‘중앙집권 정치제도의 틀을 벗고, 주민의 소리를 행정에 반영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본래취지’라며 ‘상위법령에 엄격하게 제한된 자치법규 제·개정권,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지방재정구조, 자치사무와 위임사무의 불균형 등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의 기본 정신이 훼손된 상태’라는 주장에 대해 논박했다.

민주당 충남도당은 “오 의장의 주장은 우수한 정치인재를 육성하고,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는 정당의 순기능적 역할은 뒤로 숨긴 채, 마치 우리나라의 정당들이 유권자의 선거권 행사를 가로막기라도 하는 양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는데, 오 의장이 진정으로 지방자치와 분권을 갈망한다면,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당의 정책실현에 온 힘을 보태는 것이 순리”라고 논박했다.

이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지방선거를 불과 1년 여 남겨둔 시점에 탈당을 발표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혼란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혹여 다른 의도는 없는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충남도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에서 함께했던 동료의원들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탈당을 선언한 오 의장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재선하고, 부의장에 이어 의장까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지해 준 동료의원들에 대한 인간적 도리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오안영 의장은 당으로부터 정치적 혜택은 다 입고 나서, 당을 버렸다”며 “자신의 탈당이 과연 지방자치와 분권을 위한 성숙한 고민의 결과물인지, 아니면 말과는 다른 속내를 가리기 위한 겉포장에 불과한지 스스로를 겸허히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정가, “의장임기 쪼개기 밀약이 깨진 것”

지역정가에서는 오안영 의장이 제7대 아산시의회 하반기 의장임기를 1년만 하기로 하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합의추대를 받아냈지만, 뒤늦게 의장임기를 마저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탈당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의장임기 쪼개기에 대한 밀약이 있었는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 의장은 “노코멘트”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의장 감투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볼썽사나운 장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반기 의장선거에서는 유기준 의원과 성시열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과 야합해 반란표를 행사하며 ‘의장 감투를 차지하기 위해 당과 동료를 팔아먹었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받았다. 이 둘은 당시 중앙당으로부터 해당행위로 지적받으며, 당원자격을 각각 6개월씩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하반기 의장선거 역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의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가 벌어졌다. 이때 자체 중재안으로 나온 것이 1년씩 임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매우 부끄러운 일’로 치부하고 있다.

의원 개인의 감투 욕심으로 비공식 창구로 야합하고, 임기 쪼개기 등 비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에 대해 민주당은 단 한 차례도 시민들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해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중앙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벌여 명백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 그동안 지지자인 시민들의 눈을 속이는 잘못이 있었다면 반드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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