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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갑을오토텍 노사분쟁 사회적 책임

충남도·아산시, 기업·노조·노동부·사법부·정부에 해결촉구 공동제안

등록일 2017년05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복기왕 아산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도청 브리핑실에서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분쟁의 조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제안문을 발표했다.

아산시와 충남도가 공동으로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분쟁 사태의 조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해당기업 노사와 고용노동부, 사법부, 원청기업,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복기왕 아산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도청 브리핑실에서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분쟁의 조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제안문을 발표했다.

안희정 지사는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사태는 단순히 개별기업의 사업장 문제가 아니라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고 노동이 존중받는 풍토를 형성하지 못한 노사 및 정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안 지사는 “언제까지 노사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불행의 그림자가 깃드는 것을 바라볼 수 없다”며 “과거의 방식을 과감히 떨치고 새로운 시각에서 정의롭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충남도와 아산시는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노·사, 고용노동부, 사법부, 원청기업과 정부에 노동이 존중받으며 정의롭고 평등한 노사관계가 형성되도록 책임 있는 역할에 나서줄 것을 각각 촉구했다.

▶해당 기업의 사주와 경영진에게는 적대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존중하며 준수해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회사의 경영권을 존중하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영위를 고려해 평화로운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불법대체근로 등 위법한 행위에 대해 관련법을 엄중하게 집행, 노동인권의 헌법정신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사법부에는 노사분규의 장기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신속하고 공명정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해 노사관계의 기준 정립에 노력해 줄 것과, 노사는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현대자동차 등 원청업체에는 협력업체에 대해 원청기업에도 포괄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원만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에는 공평하고 공정한 근로기준과 노동관계법령 정비, 근로감독관 확충, 노동법원 설립 등을 통해 노동인권의 가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복기왕 시장은 “아산시와 충남도는 노동자에 대해 심리치유와 긴급복지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노사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 역할을 하는 등 지역주민과 지역경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9개월간 월급을 못 받고 300여 일간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회사의 매출은 급감하고 사주는 구속된 상황이다.

아산시민연대 환영, “생계 파탄 노동자 긴급 복지지원 적절”

현재 갑을오토텍 노동자 400여 명은 작년 7월 이후 사업주가 직장폐쇄를 지속해 생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4월18일에는 한 노동자가 생활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다.

아산시와 충남도가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등 노사분규 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해결을 위해 각계의 역할을 촉구한 것에 대해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산시는 충남도와 함께 22일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조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공동제안을 발표하고, 23일 생계가 아주 어려운 갑을오토텍 노동자 24명에 대하여 긴급 복지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1차로 1인 가구에 42만원, 2인 가구에 72만원을 3개월간 지급하고,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 대해서는 1명당 21만9100원(중학생은 34만8700원)의 학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아산시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갑을오토텍 일부 노동자에게 ‘긴급 복지지원에 관한 조례’를 적용해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서 높게 평가했다.

아산시민연대(대표 최만정)는 24일 논평을 통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노동행정으로 참 잘한 일”이라며 “이러한 능동적인 행정을 통해 아산시가 기업과 노동이 함께 존중되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산시민연대 최만정 대표는 “노조파괴 목적으로 진행돼 온 사업주의 직장폐쇄로, 최근에 노동자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해 지역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산시가 취한 조치는 적절했다”며 “비록 작은 돈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아산시민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할 것이고, 시민들에겐 세금이 적절한 곳에 쓰여지는 아산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인 노동행정이 이어진다면 노사분쟁도 조정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아산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고용노동부, 경찰과 검찰 등 행정기관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유성기업 폭력사태를 비롯한 노조와해 시도의 ‘실질적 배후’라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9일 현대차 법인과 직원 4명이 검찰에 기소됐다.

검찰, 유성기업사태 6년만에 현대차 기소

지난 19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현대차 구매본부 구동부품개발실 최모 실장과 황모 팀장, 강모 차장, 권모 대리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도 기소했다. 유성기업 임원진과 공모해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를 와해하기 위해 제2노조 설립·확대 등 부당노동행위에 관여한 혐의다. 노조법은 사용자가 노조를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유성기업의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유혈폭력사태가 발생한지 6년여 만의 일이다. 그동안  노동계와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천안지청 앞에서 오체투지를 비롯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수없이 검찰과 법원을 향해 책임자 처벌을 촉구해 왔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현대차는 그동안 유성기업 폭력사태를 비롯한 노조와해 시도의 ‘실질적 배후’라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막을 내리면서 사태 6년 만에 사법처리 대상이 됐다.

대기업이 협력업체 노사관계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그동안 노동계뿐만 아니라 국회에서 조차 수없이 문제를 제기했던 현대차의 개입 정황과 증거를 외면하며 수년간 불기소 처분 등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을 받아 왔다.

[전문]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조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충청남도와 아산시의 공동제안’

지금 우리는 과거의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의 가치와 기준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는 헌법적 가치가 지켜지는 가운데 공동의 이익과 목표를 향해 서로 신뢰하며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지난 4월 또 한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공장의 노동자들은 9개월간 월급을 못 받고 농성은 318일째 계속되고 있으며, 회사의 매출은 급감하고 사주는 구속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별기업의 사업장 문제가 아닙니다. 법과 상식이 통하지 않고 노동이 존중받는 풍토를 형성하지 못한 노사 및 정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책임입니다.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노사관계는 우리 모두가 나서서 풀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노사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불행의 그림자가 깃드는 것을 바라볼 수만 없습니다. 이제 과거의 방식을 과감히 떨치고 새로운 시각에서 정의롭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때입니다.

이에 충청남도와 아산시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장기간에 걸친 노사분쟁을 끝내서 노동이 존중받으며 정의롭고 평등한 노사관계가 형성되도록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노·사, 고용노동부, 사법부, 원청기업과 정부에 대해 지역주민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촉구하고 제안합니다.

첫째,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사주와 경영진은 노사합의를 위하여 적대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존중하며 준수하여 노사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노동조합은 회사의 경영권을 존중하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생활영위를 고려하여 평화로운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셋째, 고용노동부는 불법대체근로 등 위법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관련법을 엄중하게 집행하여 노동인권의 헌법정신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합니다.

넷째, 사법부는 노사분규의 장기화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도록 신속하고 공명정대한 사법절차를 진행하여 노사관계의 기준 정립에 노력해 줄 것과, 노사는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섯째, 현대자동차 등 원청업체는 협력업체에 대하여 원청기업에도 포괄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원만한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여섯째, 정부는 공평하고 공정한 근로기준과 노동관계법령 정비, 근로감독관 확충, 노동법원 설립 등을 통하여 노동인권의 가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합니다.

충청남도와 아산시는 이제 더 이상 노동자가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여 심리치유와 긴급복지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의 노사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 역할을 하는 등 지역주민과 지역경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2017년 5월 22일
충청남도지사 안희정 / 아산시장 복기왕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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