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섯살인 성진이는 두볼이 어는 지도 모르고 썰매타기 바쁘다.
영하 10도 밑을 가리키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빠랑 생전 처음 타는 썰매놀이 삼매경에 빠졌다.
온주동 초원아파트 옆 1천여평의 논바닥에 무료 썰매장이 생겼다.
방학 동안이라도 학원에 다니며 바쁜 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곳 무료 썰매장이 방학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해방구.
몸이 안 좋아 요양차 우연히 인천에서 아산을 방문한 김현철(42?인천시 남동)씨는 아들 성진이, 하린(8), 하림(10)이를 데리고 이곳 썰매장을 찾았다.
“애들이 너무 좋아하네요. 사실 제가 더 즐겁습니다. 저 어렸을 때야 이런 데가 많았는데 요즘은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해 놔야 놀 수 있으니 좀 안타깝기도 하지요” 하며 김씨는 신나게 얼음 위를 누볐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썰매 끄는 법, 얼음 지치는 것 등을 가르치며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며 아이들과 함께 마냥 좋아했다.
이곳을 찾은 성태식(금곡초 2년)군은 “춥긴 한데 재미었어요. 게임 할 때보다 더 재미있어요”하며 좋아했다.
이 썰매장은 향교태권도(원장 현명기?38)가 방학 동안 놀거리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것.
현명기 원장은 “애들이 방학이 돼도 놀거리가 없다. 컴퓨터나 인라인 갖고 노는 게 전부인데 좀더 다른 놀거리가 없나 싶어서 마련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 원장은 직접 35개의 썰매를 만들기도 하고 논을 임대받기도 했다. 애들 놀기 좋으라고 벼베고 남은 짜투리를 뽑아내느라 하루종일 작업했다. 얼음 생기도록 물 대느라 일주일 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물대느라 옷을 적셔가며 작업했던 힘들었던 일도 다 잊어버렸다.
현 원장은 “아이들이 컴퓨터 같은 기계에 친숙한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활동하는 것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늘도 이 마을 주변 아이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얼음판을 마구 미끌어나가며 씩씩한 겨울 한때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