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불 먹은’ 로얄비둘기(원성 2동) 아파트를 비롯해 인근 주민들의 재건축 열기가 드세다.
20여년 전만 해도 천안 최고를 자랑했던 로얄비둘기가 6통·7통과 16통 일부 주민들의 재건축 동의에 주변의 낡은 주택과 더불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재건축의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신현만(71) 6통장이다. “지난 2001년 12월 6년째 해온 통장일을 그만두려 할 때 당시 동사무소 이광현 담당의 한 마디가 나를 재건축에 나서게 했어요. 내 능력으로는 주민들이 원하는 재개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거죠.”
신 통장은 ‘이래봬도 14년간 남양유업 대리점을 운영해 오며 전국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나인데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지 않나’ 하고 생각을 고쳐, 이후 백방으로 뛰며 일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아무것도 몰랐죠. 곰곰히 생각한 끝에 법무사 일을 보는 조카에게 찾아가 재건축에 필요한 모든 것을 묻고 서류를 받았어요. 그리고 밤잠 안 자며 공부했죠.”
부지런히 뛴 결과 2백10세대의 6통 주
민들에게 위임장을 받기도 했다. 주민들에게 인감도장이 들어가는 재개발 건축동의서에 무조건 찍어달라고 하면 의혹과 반발이 클 터. “머리를 굴려보니 업자를 통해 대략 어떤 조건과 혜택이 붙는지를 알려주면 손쉽게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순조롭게 진행되던 재건축 추진의 발목이 잡힌 것은 그 무렵. 업자와 들락날락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주민들의 의혹 어린 반발이 컸다. 결국 한 발짝 물러나 앉았다.
그리고 9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 없이 ‘멈춰’섰다. “이것이 아무나 추진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이 결코 아니에요. 업자와 짜고 이권을 챙기려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저처럼 나서서 고생할 사람은 없죠. 일의 원활함을 위해 업자를 만났던 것이 엉뚱한 소문과 의혹을 달고 오히려 재건축 열기를 꺾고 있어요.”
그의 말로는 의혹을 단 사람들이 최근 화해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김진상 시의원도 나서서 중재하고 있다고도 했다. “나도 나이 먹고 고집도 있어요. 속으로는 ‘당신네들이 자기 발등 찍은 것이니 난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괘씸하죠. 그래도 두고 볼 참입니다. 제가 할 일은 단지 이들 3백여세대 주민들이 동의절차를 가져 조합을 설립하는 데까지입니다. 그 다음 조합을 구성하고 추진위원장을 두고 하는 것은 순리대로 이뤄나갈 거예요. 그런 내 희생도 몰라주고 ‘업자와의 비리’ 운운하며 나쁜 사람으로 매도만 한다면 사서 고생할 필요가 뭐 있겠어요.”
9개월간 이런 이유로 재건축 열기가 주춤. 그러나 오해가 풀리고 사과가 있다면 신 통장은 ‘조합 설립’까지 열심히 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에 재건축을 통해 수천세대가 들어올 수 있다면 주민들도 좋고 이곳 상권도 살지 않겠어요. 모두가 살기 좋은 재건축 추진이 주민 모두 순수하게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나를 포함해 이 일에 관련한 누구라도 사심없이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