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후보자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되고 보자’는 식이다. 그를 추종하는 당원들은 책임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더욱 남발한다. 유권자는 그같은 심리를 악용해 고질민원이나 지역현안을 선거판에 펼쳐놓는다. 후보자는 표를 위해, 유권자는 이득을 얻기 위해 보이지 않는 ‘담합’을 하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해당 후보가 당선이 됐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안지켜도 문제지만, 지키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긍정의 신호를 보낼 때 이미 객관성, 공정성이 무시됐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천안시는 다른 10여 개 시·군과 함께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사업’을 대선공약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대선후보이니 많은 시·군의 공개적 요구를 묵살하진 않을 거라는 뻔한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꿈적 않던 정부와는 달리, 대선후보와 각 정당들이 ‘대선공약화’ 하면서 손쉽게 목적을 달성했다.
대선후보들이, 또한 정당들이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사업을 신중히 검토·연구하고 공약으로 내걸었길 바란다. 적어도 정부(중앙관계부처)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입장을 정리했길 기대한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것은 해당 시·군은 대선공약에 포함시켜달라는 주문이 자칫 표로 인한 압박행사는 아닐까 하는 것이고, 대선후보와 정당은 확신없는 검토속에 표를 받기 위한 화답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목적달성한 시·군이야 밑져도 본전이라 생각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공약을 건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이다. 이 사업에 대해 이미 긍정적인 검토가 높았다면 모를까, 대선공약을 수단화한 것은 자칫 객관적인 사업과는 거리가 먼 ‘대통령 공약’으로의 사업추진이 될 수 있다.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며,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기도 하다. 국가사업은 다분히 객관적이며 공정해야 하는 사업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백년대계를 거울질하는 사업으로서 단지 ‘대통령 공약’이라는 발목에 잡혀 추진될 순 없는 일이다.
이미 유력한 대통령후보들이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사업을 공약으로 포함시킨 만큼, 이후 정부검토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다. 덧붙여 지금까지는 안됐던 환경 및 여건이 대통령공약이기 때문에 뒤바뀌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그것 또한 원칙없는 소산이 될 수 있다.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