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엘 교수 / 순천향대병원 신장내과
건강검진에서 소변검사 결과 이상으로 신장내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대부분의 콩팥 질환들은 병세가 상당히 진행되기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소변검사는 매우 큰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소변검사 결과의 이상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기서는 소변검사 중 주로 혈뇨와 단백뇨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한다. 숨겨진 콩팥병을 진단하는데 큰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보통 소변 검사라고 말하는 검사는 여러 가지 검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측정 방법에 따라 크게 소변 시험지 검사법(Dipstick method)와 소변 검경 검사로 나뉜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소변을 어떤 작은 플라스틱 막대기에 묻히곤 하는데 그것이 소변 시험지 검사법이다.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해 결과를 해석한다.
소변 시험지 검사법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비중, pH, 단백질, 혈색소, 백혈구 등이다. 소변 검경 검사는 직접 현미경으로 소변을 보는 것으로 적혈구, 백혈구, 상피 세포, 그리고 원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소변 검사는 임상적으로 상황에 맞게 해석되어야 하고, 특히 혈뇨와 단백뇨의 존재 여부와 그 정도가 가장 중요하다.
검진 상 우연히 발견되는 혈뇨의 경우 2~3번 정도 추적 관찰을 통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인지를 지켜보게 된다. 왜냐하면 정상에서도 약간의 혈뇨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심한 운동 후에는 건강한 성인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혈뇨는 워낙 다양한 질환들에서 발생할 수 있어 지속될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추가로 하게 된다. 혈뇨의 원인은 요로 결석, 외상성 혈뇨, 전립선 비대증, 요로기계 종양, 사구체 신염, 간질성 신염, 혈관계 질환, 혈액 응고장애 등으로 다양한 질환들이 혈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40세 이하이고 증상이 없으며 단백뇨가 없고 담배를 피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는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있어 더 진행되는지 경과만 지켜볼 수 있다.
혈뇨와 함께 중요한 것이 단백뇨다. 하루 150mg정도까지의 단백뇨는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단백뇨는 여러 가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중요하고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알부민이다. 알부민은 혈액 속의 중요한 구성 성분 중 하나로, 하루 30mg이상 소변으로 빠져나가면 문제가 있다. 단백뇨는 보통 소변 시험지 검사법을 통해 측정한다. 대부분 단백뇨가 많이 나오는 경우 알부민뇨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간단히 알부민만 측정하는 소변 시험지 검사법을 사용하게 된다. 이상이 있다면 좀 더 정밀 검사를 위해 24시간 동안 모은 소변으로 단백뇨의 양을 정확히 측정한다. 혈뇨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다양한 질환들에서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혈뇨와 단백뇨는 여러 콩팥 질환들의 조기진단 표지자다. 즉, 소변검사를 통해 정확히 무슨 병인지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어떤 질환이 숨겨져 있는지 알려주는 조기 경보기 역할을 한다. 특히 당뇨로 인한 합병증 중 콩팥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증이 악화되면 말기 신부전이 되어 결국 투석을 하게 된다. 당뇨병성 신증의 가장 초기 증상이 미세한 단백뇨다. 이를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소변검사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의 종류는 매우 많기 때문에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