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경찰행세를 하며 돈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전국 곳곳을 끌고 다니며 불법대출까지 받게 한 흥신소 일당 3명이 검거됐다.

아산경찰서(서장 김종민)에 따르면 흥신소를 운영해 온 피의자 A씨(36)를 비롯한 그 일당들은 지난 3월12일 실종자 B씨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에 흥신소 일당들은 경찰신분증을 위조해 경찰행사를 하고 다니며 실종자 B씨를 발견했다. 그러나 흥신소 일당은 7일간 실종자 B씨를 발견한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B씨를 유인해 데리고 다니며 361만원을 빼앗았다.

지적장애 2급의 실종자는 7~8세 수준의 지적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B씨는 3월8일 그의 어머니와 함께 다니던 회사에서 휴식시간에 말다툼을 벌이다 아무런 말도 없이 현장을 떠났다. 이후 B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가족들은 경찰이 아닌 인터넷을 검색해 찾아낸 흥신소에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의뢰를 받은 흥신소 일당들은 경찰행세를 하면서 목포터미널 부근에서 지적장애 실종자B씨를 발견했지만 실종자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집에 가기 싫다’는 실종자로부터 집에 보내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해 361만원을 빼앗았다.

또 서울로 데려가 방을 구해주겠다며 대부업체로부터 800만원의 대출을 받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단속을 피하기 위해 ‘집에 가기 싫다’는 실종자 음성녹취와 차량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실종자 B씨 가족들은 B씨가 계속해서 은행에서 돈을 찾고 적금을 해지하려 한다며 사건발생 9일 만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실종 발생지점부터 B씨가 돈을 인출한 서울, 부산, 목포, 광주 등 100여 대의 CCTV를 추적하며 수사망을 좁혀갔다. 그러다 광주의 한 은행과 서울 영등포구의 또 다른 은행에서 흥신소 일당과 실종자가 함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흥신소 일당을 추적한 경찰은 경기도 부천시에서 흥신소 일당과 함께 있던 실종자 B씨를 발견하고, 흥신소 일당 3명은 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27일 언론사 브리핑에서 “흥신소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며 “실종사건이 발생하면 흥신소에 의뢰하지 말고 신속하게 경찰관서에 신고하는 것이 실종자를 찾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