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3시, 제주 4·3희생자유족 양윤경 회장, 오임종 상임 부회장, 양성홍 부회장, 양성주 사무처장, 홍성수 전 회장 등 5명이 청양군을 항의 방문, 송요찬 (1918~1980) 선양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석화 청양군수가 송요찬(1918~1980) 선양사업에 이어 이완구 전 총리 등에 대한 선양 사업 계획을 추가로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청양군은 또 오는 제69주년 4·3 추념식 이전에 송요찬 선양사업 철회를 결정해 달라는 제주 4·3희생자유족회(아래 유족회) 요구에 대해서도 "상반기 중에는 사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밝혀 유가족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군수는 지난 7일 오후 3시, 청양군청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제주 4·3희생자유족회(아래 4·3유족회) 양윤경 회장 등 임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족회임원들은 "송요찬은 '6·25전쟁 영웅 '이기에 앞서 제주 4·3항쟁 당시 전체 80%에 해당하는 제주시민을 죽인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송요찬은 6·25 한국전쟁 때에는 헌병 사령관으로 당시 형무소 수감자들을 집단학살을 직접 지시한 인물로 선양사업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양사업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했다.
청양군이 송요찬에 대해 "청양이 낳은 큰 인물로 6·25전쟁 당시 주요 전투에서 빛나는 전공을 세우고 5·16 군사반란 직후 내각 수반(국무총리)을 맡아 국가와 국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며 선양 사업(생가복원, 동상건립, 공원조성, 7억 여원)을 벌이려 하자 이를 성토하고 나선 것이다.
이 군수 "청양에서 총리 세 명 배출…생가터 매입하고, 안내 표지석 세울 것"
하지만 이 군수는 이날 "송요찬을 비롯해 청양에서만 이해찬 전 총리, 이완구 전 총리 등 3명의 총리를 배출했다"며 "이후 (선양사업을 위해) 이완구 전 총리의 생가터를 매입하고, (생가가 보존된) 이해찬 전 총리 집 앞에는 표지석을 세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관계자는 "반헌법행위자인 송요찬 선양사업에 더해 주민 혈세로 이완구 전 총리의 생가터까지 매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송요찬 선양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하고 전직 총리에 대한 선양사업도 절대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다.
청양군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의 생가터 매입 계획은 직원들도 이날 처음 들었다"며 "기회가 되면 할 수 있다는 가능성 차원에서 한 말씀으로 당장 매입하겠다는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양군 "4·3 추념식은 물론 올 상반기에는 사업 철회 여부 결정 어렵다"
청양군은 제주 4·3 유족회가 제69주년 4·3 추념식 이전에 송요찬 선양사업 철회 견해를 밝혀 달라는 요구도 사실상 거절했다.
청양군 담당 팀장은 9일 오후 "올 상반기 이전에는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당 팀장은 "시차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해 4.3 추념식은 물론 올 상반기 이전에는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앞서 4.3유족회 임원들은 '내달 4.3 항쟁 70주년 범국민추진위가 결성식 자리에서 사업철회 소식을 도민들께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대전산내희생자 유족회 관계자는 "송요찬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고 선양사업을 하려 했다고 하더니, 수만 명의 무고한 양민을 학살했다는 사실을 누누이 주지시켰는데도 관광산업 육성과 주민 의견청취를 이유로 시간을 끄는 것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