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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갑을, 짓밟힌 인권 실종된 민주주의 걱정된다”

장경희 두리공감 활동가, "노동·인권 유린실태 참담…우울증 고위험 심각"

등록일 2017년02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장경희 활동가는 ‘노조파괴 현장, 무엇이 어떻게 짓밟히고 있는가’라며 참담한 노조파괴 현장을 이야기했다.

“절망한 노동자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가족공동체가 파괴되고, 사회적 관계도 단절됐다. 노동자들이 고립되고 있다. 사악한 자본의 폭력과 불법에 짓밟힌 노동자를 국가가 외면하고 있다.”

충남노동인권센터 장경희 활동가는 유성기업과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현장에서 인권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들 두 회사는 노조파괴 과정에서 노동자의 삶을 짓밟고 그 가족들까지 도구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장경희 활동가는 ‘노조파괴 현장, 무엇이 어떻게 짓밟히고 있는가’라며 참담한 노조파괴 현장을 이야기했다. 장경희 활동가의 말을 문답으로 구성했다.
 

차별·감시, 물리적·정신적 폭력, 모멸감·수치심 유발

▶노조원에 대한 인권유린 실태는.

-노조파괴를 감행하는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인격이 있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또 신분도 차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은 사용자에게 절대 복종해야 한다는 태도를 갖고 있다.

유성기업은 2011년 직장폐쇄 종료 후 현장복귀한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수치심과 모멸감을 줌으로써 노조를 포기하거나 무기력 상태를 만들어 노동자들의 심리를 조작하고 통제했다. 고구마캐기, 풀뽑기, 화단청소, 페인트칠, 대기발령, 자택대기, 사무실대기 등을 명령했다.

또 나이어린 관리자에게 막말, 강압적 지시, 모욕주기 등을 하게 함으로써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유성기업 관리자들은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에 대한 일일 관찰일지를 작성해 매일 상급자에게 보고했다. 노동조합 및 조합원 개개인의 동향 등을 파악하고 관리해 왔다. 몰래 설치한 불법 CCTV로 조합원을 감시하기도 했다. 

▶노조원에 대한 차별과 감시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나

-유성기업 금속노조원들은 화장실 이용시간, 흡연시간, 차 마시는 시간까지 일일이 통제받았다. 두 명 이상 모이면 바로 해산시켰다. 2011년 현장복귀 이후에는 식당 테이블당 1명씩 용역이 앉아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말다툼, 근무지이탈, 회사방침 위반, 복무규정위반, 기초질서 위반 등의 이유로 경고장을 남발하고 조퇴까지 통제했다. 심지어 한 사람이 100장이 넘는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경고장, 징계, 임금, 휴식, 상여금, 잔업·특근, 승진·배치 등은 물론 일상적인 말투나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조차 차별이 이뤄졌다. 금속조조원과 달리 기업노조원들은 감시나 통제대상이 아니었다.
 

헌법 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경영권’

▶회사측은 노조를 파괴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한다고 들었다.

-갑을오토텍 노조파괴를 위한 비용을 2014~2016 추산해 봤다. 노조파괴 컨설팅 8억원, 복수노조설립 3억원, 노조파괴용병 추가지급 3억원, 노조파괴용병 임금 13억원, 용병채용취소 소송충당부채 11억원, 불법대체인력 채용 20억원, 불법대체생산 11억원, 불법경비용역투입 3억원, 불법대체생산 공조 125억원 등 모두 197억원으로 추산했다.  

▶노동자는 국가와 법이 보호해 주지 않는가?

-‘노동3권’은 헌법이 정한 기본 권리다. 그러나 노조파괴 현장에서는 헌법이나 기타법률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경영권’이 최고의 법으로 통한다. 단결권을 가로막는 것도, 단체교섭을 장기간 해태하는 것도,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도 모두 경영권이라는 이름으로 재단되고 통제되며, 불법화되고 징계대상이 된다. 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과 강압적 통제, 차별들 역시 경영권, 인사권 등의 명목으로 저질러진다.

국가는 경영자의 전횡을 막고 노동자의 권리실현을 위해 기능해야 하지만 노조파괴사업장에서 국가는 오히려 폭력을 옹호하고 전횡을 부추기며 심지어 공모자가 되기도 한다.

▶노동자들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유성기업이나 갑을오토텍 모두에서 사용자들이 취했던 제1의 전략은 노동자들을 궁핍으로 내모는 것이다. 유성기업 금속노조원들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으로 생활한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7개월이 넘도록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있다.
 

2015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유성기업 금속노조원 43%가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갑을오토텍도 38%가 우울증 고위험군이다. 장기간에 걸친 탄압, 차별, 감시, 통제 등은 개별노동자들의 고립감을 심화시켰고 주변관계는 물론 가족관계까지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노동자들에게 극도의 분노, 적개심, 우울, 불안을 심화시켜 신체로 이어지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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