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새해. 남들은 한해 소망을 담고 산이나 바다로 떠났지만 박상옥씨는 여느 때와 같이 출근길에 올랐다. 이른 아침의 찬바람은 ‘가장 겨울다운 날씨’를 체감할 수 있게 했다.
그의 직장은 태조산 공원관리사업소(소장 이성규). 이제 2년째를 맞고 있는 박씨지만 태조산은 벌써 그의 품에 들어와 넉넉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매일 산을 마주할 수 있는 행복감은 현대인에게 커다란 혜택임을 감사하며 생활하는 그는 “이곳 관리를 맡으면서 제1목표를 ‘시민 위한 휴식처’로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같이 땀을 흘렸습니다. 등산로도 정비했고 시민편의시설도 갖췄죠. 지금까지는 아이들용으로 이용된 풀장도 곧 어른이 함께 즐기는 가족개념의 풀장으로 개선할 계획입니다.”
이날 아침 눈썰매장은 1백여명이 찾아와 추운 날씨도 아랑곳 없이 한껏 즐기고 있었다. 눈썰매장을 바라보는 박씨의 눈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처음 수익사업과 시민 놀이문화 활성화 차원에서 조성했는데, 수익 사업쪽으로는 영 신통치 않습니다. 그래도 ‘시민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즐길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입니다. 두 가지를 모두 살릴 수 있는 방안에 고민이 많습니다.”
박씨는 올해 사업계획에 ‘태조산 대학가요제’를 기획하기도 했으나 아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아서인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며 명산 태조산이 명실공히 시민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인 이벤트 행사가 병행돼야 함을 역설했다.
박상옥씨는 본업 외에도 ‘천안 공무원직장협의회(직장협)’의 사무국장을 맡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직장협 내에서는 “바른 사고와 강한 추진력, 열의 등 직장협의 적임자”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직장협에 생각이 미치자 “글쎄요. 출발은 무난하지만 앞으로는 천안 직장협의 ‘정체성 확보’에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를 일반 노조와 동일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제 견해로는 ‘제3의 길’을 모색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며 사뭇 진지해졌다.
그는 직장협이 오로지 ‘시민을 위한 것’에 사고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또한 시와 시민, 시와 의회 등에서 직장협의 장점이 충분히 활용 돼 공무원이 자기업무에 소신과 보람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배려돼야 함을 피력했다.
“지난번 시장면담을 통해 우리가 제시한 25가지 중 대부분에 동의를 얻어낸 바 있습니다. 시장님 말씀처럼 우리는 시민의 권익을 위해, 또 시는 하위직 1천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우리 직장협의 복지후생 노력을 통해 다함께 시 발전을 이룩하자는데 적극 공감합니다. 특히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듯 공무원 사기진작은 인사에 있습니다. 지역사회 특색을 고려해 순리와 능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인사가 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정도를 걷는 사람이 더욱 많은 손해를 보는 현실을 안타까와 하는 박상옥씨의 ‘업무 사랑, 직장후배 사랑’하는 마음이 새해 들어 더욱 오롯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