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연두순방’이 시작됐다. 매년 초 읍면동을 순회하며 지역인사들과 자리를 갖는 연두순방은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의 오래된 관행이다. 올해도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다짐하는 자치단체장들은 ‘전에 하던 대로’ 진행할 것이다.
여기서 좀 더 신선한 방법은 없을까 한번쯤 고민해보면 좋겠다. 30여 명의 지역인사들을 만나 먼저 시정을 이야기한 후 의견수렴 시간을 갖는 방식은 5년 전이나 10년 전, 또는 그 이전부터 해왔다.
문제는 ‘의견수렴’이라는 게 자신들의 단체에 지원해달라는 것과 개인(마을)민원을 꺼내놓는 수준에 그쳐왔다는 사실이다. 그런 말들이 굳이 연두순방 자리에서 풀어놓을 보따리는 아닐 것이다. 항상 그런 식이니, 시장 또한 ‘네, 네’ 하며 담당실무자를 찾아 “그것 좀 살펴 처리하라”며 건성건성 대답하고 마는 것 아닌가. 그런 자리에 언제부턴가 기자들도 동행하지 않는다. 특별히 다룰 것이 없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
해당지역의 중요현안이 정말 없어서일까, 아님 있는데도 그런 질문과 대화는 눈치를 줘서 꺼내질 않는 걸까. 일년에 한번뿐인 시장과의 자리. 올해부터라도 좀 더 ‘특별하고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