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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생활 질 높이는 마을 만들기

등록일 2003년01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금천아름광장 마스터플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 늘 듣는 말이지만 시대에 따라 이 말의 뜻은 변해왔다. 70~90년대는 경제적인 성장이라면 새로운 21세기는 생활의 질이 높은 마을을 추구하고 있다. 이제는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마을이 필요한 때다. 아산시는 이러한 점을 인식해 푸른 아산 21, 산촌종합개발계획 등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마을 만들기에 대한 주민 인식의 부족과 행정의 적극적인 자세가 수반되지 않아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마을 만들기란 일정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보다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지역계획 및 개발에 있어서 주민참여의 흐름을 일컫는 말이다. 아산시 마을 붕괴는 70년대 온천 활황기를 거치면서 이미 예견됐다. 경제발전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아산시 정책과 주민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생활의 질은 점점 더 열악해져 갔고 정으로 뭉쳐진 공동체의식도 날로 피폐돼 갔다. 이런 피폐는 오히려 경제침체와 도심권 붕괴, 농촌파괴 등과 같은 마을 붕괴 등 엄청난 결과만 불러 일으켰다. 작년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마을단위의 생활 질을 회복하겠다며 각 후보자들마다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민 생활의 질을 회복하기 위한 공약은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느 위정자가 나서서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 주민의 가치관과 이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의 사고 전환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마을 만들기 현 정부도 거대한 도시의 성장보다는 주민 생활의 질이 향상돼야 도시?농촌이 발전될 수 있다고 보고 많은 정책을 펴왔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는 ▷산천종합개발산업(산림청) ▷자연생태우수 및 보건우수사례 선정사업(환경부) ▷어촌체험관광마을조성사업(해양수산부) ▷농촌주거환경개선사업(행정자치부) ▷소도읍육성사업(행정자치부) ▷아름마을 가꾸기 사업(행정자치부) ▷그린투어 사업(행정자치부)▷문화마을 조성사업(문화관광부) 등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중 아산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산천종합개발사업은 송악면 거산리에서 시행 중에 있고 문화마을 조성사업(도고면), 소도읍 육성사업(염치읍)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마을을 자연환경과 함께 주민이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고 생활의 질을 높이자는 맥락은 같이 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단순히 마을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지역이나 도시에서 살기 좋고 활력 있는 환경을 형성할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또 환경정비를 추진하기 위해 각종 제도 및 틀의 형성(주민, 행정, 기업의 역할, 지원협동 시스템), 다양한 물적?사회적 환경을 건설하거나 정비하는 일도 마을 만들기에 포함된다. 이를 만들어 가기 위한 주민들의 관심과 운동은 마을 만들기의 핵이 된다. 마을 만들기의 의의를 살펴보면 사람 만들기인 동시에 조직 만들기다. 환경자원을 수익으로 아산시의 경우 수도권에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인구유출과 노령화에 따른 마을의 정주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성환 아산 YMCA 총무는 “마을 발전, 생태 등 지속 가능한 존속과 발전을 위해 마을 자체적으로 마을 가꾸기를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을 만들기는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마을 발전도 가져온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마을 만들기가 생활의 질을 어떻게 바꿔 나갈까. 현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주5일 근무제로 체험형 관광에도 일조하고 다양한 여가수용 및 흡수를 촉진할 수 있는 마을 가꾸기가 시급한 형편이다. 아산시는 환경자원으로 온천, 저수지, 광덕산을 갖고 있고 역사문화자원으로 현충사, 외암민속마을 등을 지니고 있다. 권오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마을 만들기는 단순 문제해결에서부터 지역개발의 방향제시에 이르는 모든 범위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행위라도 그것이 궁극적인 가치변화를 공유하면 그것이 바로 마을 만들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산의 경우 “많은 잠재요소를 갖고 있는 만큼 잠재적인 발전요소를 발굴해 내고 주민의 가치변화, 공동체성의 회복 과정을 거쳐 아산 특성에 맞는 마을 만들기 전략을 만들라”고 권했다. 송악면 거산리 마을 아산시도 마을 만들기를 해오고 있다. 송악면 거산리의 산촌종합개발이 그것이다. 산촌의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 주민 합의를 통해 주민 소득증대와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것이 그 취지였다. 총 사업비 24억원(국비 14억원, 시비 6억3천만원, 융자 3억7천만원)으로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사업이다. 거산리 주민들은 시행되기 6개월 전인 2001년 6월에 이미 거산리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활동했다. 그들은 2002년이 되면 사업에 활기를 띌 것으로 보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에 만족하는 것이 더 행복했다는 것이 거산리 주민들 얘기다. 2년간의 사업이라도 2002년 한해 동안 공정 50%는 거쳐야 2003년 말에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현재 10%도 진행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촌종합개발에 의해 거산리는 주민소득사업과 마을안길 확포장, 산림문화회관을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산림 문화회관은 작년 3월 기공식만 마친 채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소득원을 높이기 위해 주민 자발적으로 자신 소유의 땅 69%를 내놓고 비닐하우스 작업장을 넓히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용역업체만 발주해 놓고 시행처가 부도나 공사는 시행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소유하던 땅까지 내놓았는데 공사가 시행이 안 되자 올해부터 늘릴려고 했던 느타리 작목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배은표(거산리)씨는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미흡한 대처로 주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며 “마을 만들기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음에도 행정의 나태한 대처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같이 행정의 느린 걸음 탓에 발전 속도가 늦춰진 점도 있지만 주민들은 이 과정을 통해 주민 단합과 주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끌어 냈다고 말하고 있다. 배씨는 “현재 공사과정이 발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마을 주민들이 하나되고 공동체라는 의식을 갖게 됐다”며 “다만 이런 사업이 진행될 때만이라도 행정력을 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제 만들어 가는 과정이지만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토로한다. 거산리는 소득자원을 전자상거래로 하고 싶지만 인터넷 설치가 안 돼고 주민 소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불편을 마을 만들기 사업 시행으로 얘기할 수 있었고 주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다만 이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느냐는 올해 안에 주민과 행정이 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울산 금천의 아름마을 아직 시행은 되지 않았지만 울산의 금천마을 만들기는 주민의견수렴을 최대한 반영하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울산의 북구청에 위치한 금천리는 주변에 도시가 번성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발전이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울산은 이곳을 아름다운 마을의 준말인 ‘아름마을 건설’이란 표제 아래 기획하고, 시행하고 있다. 이곳은 무엇보다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유도, 농촌의 전통문화, 자연환경, 도시적 편익 등이 조화된 특색 있는 마을 개발 추진, 이를 자원으로 활용, 도?농 교류를 촉진해 소득 창출을 도모함으로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지역특색에 맞는 주민 스스로 수립한 마을 계획을 심사하고 선정해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토대로 농촌체험과 여가, 휴식을 위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 생활 속의 민속 문화, 전래놀이 등의 마을 문화 보전 및 육성하기에 이르고 있다. 울산북구청 이상일 담당자는 “인구가 노령화돼 주민의 적극적인 의견이 없지만 40대를 주류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사업 시행초기지만 벌써 주민들이 화합이 잘 되고 자기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무엇보다 주민 참여를 우선하고 있다. 또한 현재 있는 마을을 새롭게 바꾼다기보다는 약간의 보조금을 투입해 주민환경을 개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특색 있는 마을 만들 기가 주민 살 길 음봉면 산동리의 경우 마을 만들기는 아니지만 유기농업을 통해 관광객 유입이 점차 늘고 있다. 탕정면의 경우도 탕정포도라는 특색을 이용해 농촌체험 마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많은 읍?면들이 이와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체험관광이 주민 소득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로 갈수록 이같은 사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주민들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주민들의 후속적인 의견수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일부는 포기되거나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이같은 점을 방지하기 위해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마을 만들기를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의 의견수렴을 통한 발전이라는 큰 역점을 두고 있다. 먼저 의견수렴 후에 설문조사를 하고 그 설문조사를 토대로 마을에 불편한 점을 1순위, 2순위 별로 없애며 소득사업도 같이 진행해 가고 있다. 아직 아산시는 국비로도 진행할 수 있는 사업에 상당부분을 자비를 들여 시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비와 주민 생활의 발전을 눈앞에 두고도 심봉사 흉내를 내고 있다. 2003년 민선출범 이후 많은 사업들이 줄기차게 진행되겠지만 주민 소득과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제도가 꼭 필요한 시기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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