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최순실씨 앞에만 서면 벌벌 기었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최순실씨의 최측근 인물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말이다.
지난 12월6일 28년 만에 재벌총수들이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나왔다. 재벌총수들은 박근혜와 최순실 모녀에게 수백억원의 돈을 뇌물로 바치고 그 대가를 얻은 것으로 조사받고 있다.
특히 삼성은 미르·K재단 출연금 204억원 외에도 비덱스포츠 37억원, 삼성전자 독일 법인을 통해 정유라의 말을 사는데 사용한 43억원, 장시호의 영재스포츠재단에 건넨 16억원 등 적극적으로 뇌물을 건네며 권력을 매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승마협회를 통해 18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었고, 삼성 협력사를 통해서 28억원 상당의 승마장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은 비선실세 최순실 모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다.
지난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건에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수 천 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삼성 오너를 위해 표를 던졌다. 국민의 자산을 재벌오너를 위해 갖다 바친 것이다.
2008년 봐주기 수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특검에서 드러난 삼성 불법비자금 규모는 4조5000억원이었다. 당시 처벌을 피했던 이건희 회장은 1조원 사회 환원을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삼성의 국민적 민폐는 이미 도를 넘었다. 세계적 대기업 삼성이 권력자 주변에서 부끄러운 짓을 하는 동안 삼성의 생산현장에서 일했던 어느 근로자는 병마와 싸우다 사망했다.
삼성이 대통령 권력을 사적으로 휘두르는 최씨 모녀 앞에서 벌벌 기며 막대한 회사 돈을 바치는 동안 삼성 생산라인에서 일했던 근로자는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악성림프종으로 죽어갔다.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에 제보된 삼성반도체·LCD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병을 얻어 사망한 근로자만 78명이다.
다음은 78번째 사망자가 ‘미디어오늘’에 남긴 마지막 인터뷰다. 최씨 모녀와 근로자를 대하는 삼성의 두 얼굴이 보인다.
“저는 열심히 일했어요. 그런데 얻은 게 암이예요. 제가 증명을 못해서 산재 인정을 못 받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반도체 공장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삼성공장이 문 닫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픈 사람이 저 말고도 많아요. 삼성이 책임을 져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