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지난 2월25일(수) 천안시 불당, 신방동 및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일대의 경부고속철도 역사 주변 1백7만평(3백53만8천㎡)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아산 신도시 총 8백76만평 규모 중 1단계 사업지구로 2008년까지 대한주택공사가 개발한다는 발표도 함께였다. 당시 1단계 사업으로 33만평의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공공?업무시설용지 15만평을 조성해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을 수용하는 계획이었다. 또 이것으로 모자라 1백만평을 더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개발계획을 서두르게 된 것은 고속철도 역사 건설과 함께 이곳에 인구유입과 중국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동북아의 국가간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었다.
추진과정 미흡
96년 충남도가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나섰지만 결국 하지 못하고 건교부가 민간위탁을 대한주택공사에 넘겨주어 개발용역을 수립해 공사를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지난 99년 충남도가 개발용역안으로 내놓았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또다시 대한주택공사가 용역을 맡긴 결과가 내년 6월에 나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것.
건교부는 지난 2월 발표 당시 2월초 아산신도시 개발관련 전담 작업팀을 구성(국토정책국내에 설치)하고 같은 기간에 경제장관회의?국무회의에 기본구상 및 추진계획안을 보고한 뒤, 3월 종합개발계획(안)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단계별 개발계획,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행정?재정 등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대책 등을 마련한 뒤 8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 전담작업팀 구성과 기본구상 및 추진계획안은 보고가 됐지만 행정, 재정 등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대책은 요원한 실정이다.
기반조성 먼저 돼야
2003년 4월이면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기반시설이 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이 개발계획용역에 묶어 있어 기반시설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고속철도 역사주변에 나 있는 도로는 개통된 뒤를 생각해 임시로 고속철도 관리공단이 만들어 놓은 것으로 도로명도 없는 도로에 불과하다.
고속철도 개통이 코앞이지만 이에 따라 개발계획도 사실 거의 없는 형편이다. 개발용역이 나오고 이것이 법적 효력을 가져야만, 이 지역의 공사를 시행할 수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속철도 주변 공사는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공사일 뿐인 것이다.
내년 말 고속철도가 완공된다해도 상수도 및 도로, 환경기초시설은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지만 이마저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고속철도가 개통된 뒤 본격적인 공사가 추진된다면 이 일대는 공사로 인한 교통혼잡뿐 아니라 고속철도 주변의 편의시설 이용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게 된다.
건설교통부 신도시 지원팀 관계자는 “현재 필요한 기반시설은 공사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 용역보고서가 발표되면 더 활발한 사업시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시 계획에 참여한 바 있는 K모(S대) 교수는 “먼저 공사하고 나중에 고치면 오히려 예산만 낭비되고 혼잡만 가중된다”며 “공사를 빨리 시행하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효율적인 집행관리체계 구축
정진상 선문대 교수는 정부지원과 조치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를 지양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해 주택공사와 같은 공기업을 유치하는 방안 외에 민간개발자 참여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 토지 취득방식도 토지소요자 등과 협의해 토지구획정리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정 교수는 지적한다.
또한 신시가지내로 개발수요를 모을 수 있도록 주변의 준농림 지역 일원에 대한 규제를 보다 강화하거나 도시계획구역으로 포함해 관리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또 대상지역내 건축규제해제를 대체하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시가지내 주요 간선도로가 설치되면서 도로주변에 신도시 계획과 관련 없이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은 방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주요 간선시설 등 국고지원 시급
주요 간선도로 및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보하는 것은 신시가지 개발을 활성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된다. 인구유발기능 유치에 대해서도 정부 및 이전 가능성 있는 기업과 협의를 다각도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여건들을 마련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대한주택공사에게만 개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속철도 개통 등 시기적으로 매우 시급한 역세권 개발 사업을 대한주택공사가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 충청남도, 천안시 그리고 아산시 등은 여러 측면에서 협조를 해줘야 한다.
또한 역세권 개발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주변의 산업단지 및 2단계 개발에 재투자될 수 있어야 한다. 역세권 개발사업의 사업성 분석을 바탕으로 한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사항을 개발참여자와 체결하는 협정에 포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산, 천안 공조해야
신도시로 수도권내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2002년 또는 2003년말까지 지방으로 이전할 기업체와 공장용, 본사용 부지를 취득하는 업체 등에 지원을 해, 지방이전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유치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도청이전을 포함, 충남 관내에서 이전 가능한 공공기관을 검토해 추진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산시와 천안시도 신시가지 개발주체인 충남도와 함께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형태의 적극적인 신시가지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개발계획을 조정하는 민간 전문가로서의 총괄 기획과 개발경영전문가, 홍보전문가 등의 참여도 필요하다. 신도시 개발기구를 통해 지자체간의 이견조정, 민간개발유치와 지원, 지구별 개발 진행상황의 관리를 도모하는 한편 제도적으로 미비 된 사항을 보완해 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