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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천에서 불어온 이웃사랑

등록일 2002년12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왼쪽부터 박 순·신상배·박동열(목천읍 사회복지 계장)·박대영씨 지난 23일(월) 오전 10시경 목천읍사무소. 박 순 민원담당은 북적거리는 민원인에 파묻혀 눈코뜰새 없다. 어떤 민원인과 실랑이도 벌어졌다. 그런 사이 시간은 지나가고 민원인도 줄어들었다. 겨우 짬을 낸 박씨는 연거푸 시간을 확인하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11시를 약간 넘어 목천읍사무소를 들어오는 사람은 삼성SDI(전 삼성전관) 한마음협의회 위원장인 신상배씨(44?청당동). 기다리던 사람을 만난 박 순 민원담당의 얼굴에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지만 이들의 이날 만남은 ‘불우이웃돕기’ 차원이었다. 한마음협의회에서 도움줄 이들을 찾던 중 박씨와 연락이 되면서 목천읍 불우가정을 돕게 된 것이다. 라면상자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이거 얼마 안 돼서…” 괜스레 말끝을 흐리며 겸손을 보이는 신씨에게 박씨는 “아닙니다. 라면 5박스는 우리 읍내 13가정에게 귀중한 선물입니다. 고맙습니다”하며 인사를 대신한다. 이들의 고마운 성의를 감안, 목천읍사무소는 관내 극빈가정을 비롯해 정신지체1급 가정, 불우노인 등 13가구를 선정, 라면 총 65상자를 전달키로 했다. 신상배 위원장과 함께 온 친구, 박대영씨는 “지난 9월에도 한마음협의회는 2만벌의 옷을 2톤 트럭 가득 실어 관내 복지단체에 기증하기도 했어요. 좋은 일 많이 합니다”하며 한마음협의회의 봉사활동을 추켜 세운다. 삼성SDI 직원은 대략 2천6백명. 다양한 봉사동호회를 꾸리며 그동안 지역사회 복지시설과 불우이웃에 쏟아온 정성은 남다르다. “소외계층이 바라는 건(물질적인) 큰 도움이 아닙니다. 빈손이라도 자주 찾아가 마음을 위로하고 작은 관심이라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의 모습이죠.” 신 위원장은 지난 8월부터 임기 2년의 한마음협의회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더욱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참봉사’ 실현에 팔걷어 붙이고 있다. “괜한 생색낸 것 같아 보이네요. 원래 연말을 피해 11월중 하려던 것인데…사정이 여의치 않았어요.” 계면쩍어 하는 신 위원장. 볼 일 있어 읍사무소를 들린 김경웅(동평1리) 이장은 “고령화된 농촌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이들이 너무 적어, 적고 크고를 떠나 농촌의 소외가정에 관심을 가지는 마음이 소중하기만 해” 하며 대가족이 어울려 살았던 옛 농촌전경이 그립기만 하다고. 삼성SDI에 앞서 목천자율방범대는 22일(일) 방범대장 이?취임식을 하며 라면 30상자를 전달했고 우정힐스도 11월 20가정의 독거노인에게 김장김치를 담가줬다. 연말을 자기 자신만을 돌이켜보는 술꾼들이 있는가 하면 한켠에서는 소외계층을 돌아보며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 흐뭇함을 전해준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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