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대총학생회는 시국선언을 통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인한 나라망신에 국민들은 부끄럽다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전국 대학가에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져 나가는 가운데, 충남지역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선문대학교 총학생회가 시국선언 행렬에 동참했다.
2일 오후 1시30분 선문대학교 본관 앞 광장에는 손 팻말을 든 학생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이들은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긴 현수막 뒤로 가지런히 섰다. 그리고 또 다른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광장에는 순식간에 200여 명이 모여 그들을 둘러쌌다.
선문대 시국선언은 오준태 총학생회장의 시국선언문 낭독으로 시작해 학생들의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시국선언 공식행사를 모두 마친 후 오준태 회장은 “선문대총학생회는 충남지역 대학들과 연대해 최순실 게이트 진실규명과 박근혜 정권 규탄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나라망신…부끄러움은 국민의 몫”
선문대총학생회는 시국선언을 통해 “한 개인이 국가 위에 군림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국민이 투표하지도 않은 최순실과 그 일가에 국정이 유린당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으며 근간이 되는 민주주의는 처참하게 짓밟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이 모든 사태를 주도하고 빌미를 제공한 박근혜 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문건유출을 직접 시인한 지금 일벌백계의 대상이 대통령 본인이 되지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준태 회장은 “청와대는 진상조사를 위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전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초유의 비선실세 국기문란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전례를 따지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아직도 국정농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비난했다.
오 회장은 이어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과 박근혜 정권 및 관련자들의 일벌백계를 촉구한다”며 “사태를 덮기 급급한 박근혜 대통령의 95초 녹화 사과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얼마나 무책임해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그 부끄러움은 애석하게도 우리의 몫이 되었다”고 한탄했다.
선문대총학생회는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에게는 짓밟히고 더럽혀진 민주주의를 씻어 내고 지켜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할 책임이 있다”며 “내일의 우리에게 부끄럽지 않은 오늘의 우리가 되기 위해 선문인은 한 마음 한 뜻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통일교·세계일보, 최순실 관련의혹도 부끄럽다”
11월2일, 선문대 광장은 전공이 서로 다르고,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많은 학생들이 모여 무대 안팎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토론의 장으로 거듭났다.
자신을 역사학도라고 밝힌 한 학생은 “얼마 전 통일그룹 소속 세계일보가 최순실 관련 보도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각종 은폐조작 의혹이 불거졌다”며 “그 과정에 개입한 것이 통일교 유럽총책 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돼 같은 재단의 학생으로서 유감이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역사적으로 독립을 쟁취하고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87년 6월항쟁으로 억압과 독재로 국민을 우롱하는 정권을 국민들의 준엄한 뜻으로 심판해 왔고 민주화를 이뤄냈다”며 “민중들이 승리한 경험이 피에 흐르는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파가 훼손시킨 우리의 민주주의를 꼭 되찾아 올 것이고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청와대 문건 유출뿐만 아니라 무당 한 사람을 위해 대기업에서 돈을 갈취한 재단, 교육특혜와 입시부정,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외교와 안보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만큼 국정을 유린했다”며 “박근혜 정부에 당연히 이 모든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대학생들은 물론 국민들의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며 “앞으로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자신이 선출한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를 하는지 반드시 감시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11월2일, 선문대 광장은 전공이 서로 다르고,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많은 학생들이 모여 무대 안팎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토론의 장으로 거듭났다. 광장 안팎에서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학생들의 분노와 질타가 봇물처럼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