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의에 임하는 의원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제73회 아산시의회(의장 김상남) 정례회 시정 질의 및 답변은 지난 17일(화)과 18일(수) 양일간 진행됐다.
이번에 진행된 시정질의에서 행정을 감시하는 시의원들은 역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출신지역의 민원성 질의도 시정질의로 이끌어 시의원들의 자기 지역 챙기기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진행된 질의는 62건으로 의장을 제외한 16명의 의원이 평균 3.9건의 질의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건은 지역민원과 관련된 질의로 출신 고장의 발전상이나 수해, 도로 확포장에 관한 질의로 나타났다. 이미 예산안 심사에서 지적됐던 문제나 연례적으로 질의해왔던 사항들도 반복 질의돼 주민 인기성에 치우친 질의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이번 시정 질의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아산?천안의 통합설과 인주면 소각장이 으뜸을 차지했다. 천안이 최근 용역보고서를 통해 행정, 경제를 통합하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용역을 냈다며 이같은 일이 알려지자 분개하며 시정 질의에 나섰다.
임종순(염치읍), 정거묵(신정동) 의원은 “천안과 아산을 통합하자고 협의요청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번 정례회에도 여전히 관광활성화와 연계된 질의가 많았으며 쌀 브랜드화, 재래시장 활성화 같은 주민생활에 밀접한 관련 질의도 눈에 띄었다.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계장급을 담당으로 호칭하는 문제를 들고 나와 다시 계장이라고 호명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발전 소외받는 도고, 선장면
정동하(선장면) 의원은 도고, 선장이 아산시 외곽에 위치, 발전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호소했다.
정 의원은 아산시 균형발전계획과 관련해 배방면, 탕정면 등 동부지역은 아산시 도시개발 21호선 국도의 8차선 확장, 탕정면의 아산테크노컴플렉스 조성사업 현충로 개설, 외곽도로 개설, 공설운동장 건립 등과 인주면의 대단위 공단 조성 등 각종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시의 서북부 지역인 도고면, 선장면 등은 아산시 장기 발전계획에서 소외받는 느낌인 바 향후 아산시 서부지역의 발전계획과 대책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강희복 시장은 도고면은 현재 국도시비를 들여 농촌 개발사업에 착수했으며 선장면도 별도 계획을 마련중이라고 답변했다.
시청 앞 광장에 버려진 돈
53억원의 돈이 버려지고 있다(?). 시청앞 잔디광장을 사들인 돈이 53억원. 98년 당시 아산시청 앞 잔디광장을 매입해 추후 주차빌딩이나 건물신축 등에 사용한다고 아산시는 밝혀왔다. 그러나 이후 잔디광장이 각종 민원시위와 지역축제로 오히려 공해 공간으로 자리잡자, 임종순, 정동하 의원이 이 토지를 어떻게 쓸 것인지 질의했다.
아산 인구가 언제 20만이 넘나
현재 아산시 인구는 18만6천4백86명으로 1만3천5백14명만 있으면 20만 인구가 된다.
20만 인구가 되면 1인당 12만원씩의 국고보조를 받을 수 있어 아산시는 12억원의 예산을 더 쓸 수가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행정기구도 1국2과가 더 생겨 행정 편의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1만3천5백14명의 부족으로 아산시는 그런 혜택을 못받자, 임종순(염치읍) 의원은 인구증가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물었다.
이에 강희복 시장은 현재 아산시에 주민등록갖기 운동을 펼쳐 현재 전입한 사람중 4천2백73명이 등록한 상태로 지속해서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아산신도시가 건설되면 자연발생적으로 아산시 인구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민간단체보조, 이제는 아무나 안준다
민선자치단체의 사회단체 지원금을 둘러싸고 선심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는 노인회, 체육회, 전몰유가족회 등 10여개 이상의 정액보조단체도 있다.
이들 단체는 최고 3천6백만원~최저 4백8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명시돼 활동실적에 따라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임의보조단체에 대한 지원금이 시는 2억8천3백만원, 군단위는 1억7천3백만원, 자치구는 2억8천3백만원 범위내에서 단체장 재량에 따라 지원토록 돼있다. 재량에 따라 지원하다 보니 임의단체 보조가 형평성을 잃는 것은 당연지사.
이응권(송악면) 의원은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보조금 내역을 낱낱이 공개함은 물론 지원대상을 선정할 때 지방재정계획 심의위원회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현재 심의위원회의 구성도 집행부, 의회, 시민, 직능단체대표 등으로 짜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을 통해 각 단체별로 지역발전 기여도나 전년도 사업실적 및 평가 또는 공익사업활동 실적 등을 면밀히 파악해 각 단체별로 감액 또는 증액 지원하자고 제의했다.
이로써 임의단체 활성화는 물론 집행 투명성도 인정받자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자
현재의 재래시장은 대형 할인점이나 TV 홈쇼핑의 급속한 신장으로 생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에 재래시장의 구조개선은 시급한 형편. 최근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이 ‘2010년 유통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재래시장 재개발 내지는 재건축 리모델링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지난 5월 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이 공포됨에 따라 용적률이 대폭 상향조정됐는데 일반 주거지역의 경우 150∼700%대다. 도시계획절차도 기존 8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됨에 따라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응권 의원은 아산시도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며 신시장을 형성하자며 이에 대한 사업구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지역건설업체 활성화 방안
광역시에서는 지역경제 비중이 높은 건설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급공사에 지역건설업체 참여율을 높이는 지원시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보호육성방안을 보면 공동도급시 2~3개 지역업체가 참여하고 공동도급 비율도 50% 이상 되도록 입찰공고에 명시해 지역업체의 수주기회를 확대한다고 한다. 또 본래도급자에게 지역업체 하도급 및 협력업체 지정을 50% 이상 되도록 권고해 지역전문업체 하도급 계약률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밖에 지역민간공사 인?허가시에 지역업체 참여계획서 허가조건 명시, 하도급 대금 직불제 시행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엄중 제재 등을 하고 있다.
이응권 의원은 아산시의 경우 지역업체를 쓰고는 있으나 이에 대한 근거나 기준이 미약하다고 지적하고 도급률이 높은 우수업체의 적격심사 및 사전자격 심사시에 가점 상향조정 등을 적용해 지역건설 업체가 경쟁력을 키워 나가도록 유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행사지원보조 단순지원 안돼
아산시 2003년도 예산에 반영된 각종 축제, 기념행사 단체지원 행사경비 등이 대략 60여건으로 17억원 정도 편성됐다. 지자체 실시 후 급격히 늘어난 선심성, 전시성 행사 등으로 인해 많은 예산낭비가 전국적으로 문제되고 있는데 아산시도 이같은 전국적 유행세를 타고 있는 모양.
조기행(신창면) 의원은 이같은 선심성 축제, 기념행사 예산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대부분 행사, 축제, 단체지원 경비는 매년 연례적인 예산지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 발전이나 지역농산물 등의 대외적인 판촉효과보다는 행사를 주관하는 관련자들만의 자축 파티 정도로 운영돼 오고 있다고 한 마디.
농산물 축제의 경우 아산시 관내에서 개최할 것이 아니라 대도시 즉 소비처 중심으로 축제를 계획해 아산시 농산물이 도시 소비자에게 알려질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달라며 질의했다.
묘지 1기당 땅 15평
묘지 1기가 차지하는 땅 15평, 1인당 평균 주택면적은 4.3평으로 이는 3배가 넘는 면적이라며 김일상(용화동) 의원은 장례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설명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장묘 관행이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우리 임야는 묘지로 뒤덮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산시도 개인 분묘를 제외한 공동묘지만 27개소로 장묘 문화의 폐해를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
천안에만 경제여건 좋아지는 신도시
고속철도역 역사건물 배치도를 보면 천안쪽에 백화점과 터미널이 계획돼 있다. 그러나 아산쪽에는 공원부지뿐이며 터미널부지는 없어 경제성이나 인구유입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김학복(탕정면) 의원은 아산시 신도시 계획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냐고 질의했다.
정동기 부시장은 현재 역사 주요 신도시는 1단계 설계중이기 때문에 해당 기관과 만나 주요 시설물 배치가 아산시에 되도록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택시, 버스 정류장이 아산쪽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영인면은 지나가는 곳
영인면은 도 지정문화재 13호인 김옥균 묘소를 비롯해 토정 이지함의 관아 및 동상 등 수많은 문화 유적이 산재해 있다. 아산시의 대표적인 영산인 영인산도 자리잡아 관광명소로써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화, 유적지는 보수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방치되고 이곳을 들어갈 수 있는 도로도 정비돼 있지 않아 접근하기도 어렵다.
김의균(영인면) 의원은 이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영인산 자연휴양림과 아산온천을 연계한 관광객 유치도 전혀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대책을 따져 물었다.
이에 문화관광과장은 아산온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온천을 찾은 관광객은 55억2천4백77명으로 하루 3천여명이 찾는 아산시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고 이중 외국인 관광객도 1만6천27명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
특히 아산항을 거쳐 입국한 중국인 가운데 상인이 3만9천5백21명, 한 달 평균 7천4백71명이 아산과 인근지역을 찾고 있다고. 앞으로는 기존 문화재를 정비하고 이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소개해 주며 패키지화 할 수 있는 관광안내소를 건립해, 아산온천과 영인산 휴양림을 찾는 관광객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얻은 게 뭐야
아산시가 구조조정 및 예산절감이라는 차원에서 하수종말처리장 및 축산폐수 처리장을 운영하던 환경사업소를 지난 7월1일부터 민간위탁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단 1명도 구조조정되지 않고 26명 전원이 본청 및 읍면동으로 배치돼 본래 취지에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 했다.
이로 인해 환경사업소에서 근무한 26명의 직원들에게 지급되던 금년도 기준으로 9억2천6백여만원의 인건비가 내년 예산에도 올라와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민간위탁자에게 줄 인건비 6억8천9백여만원도 부담해야 하는 형편.
이에 이기원(온양온천1동) 의원은 오히려 시비부담만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3백억여원이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시설한 하수종말처리장 및 축산폐수처리장이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연간 1억6백여만원의 이윤을 주는 민간위탁 처리결정이 잘된 정책으로 보는지 행정의 답변을 촉구했다.
소외계층 예산 있는데도 안 써?
98년부터 5년간 조성된 아산시 기금운용계획 중 저소득주민자녀 장학기금 시비 출연금 1억9천4백만원 중 9천4백만원은 고유목적사업으로 집행했다. 이중 기초생활보장기금 9천8백여만원 출연금에 집행이 없었다. 여성발전기금도 3만4천6백만원의 고유목적사업 집행이 없다.
김응규(권곡동) 의원은 이같이 기금이 있음에도 고유목적사업비로 지출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아산시가 기금조성 및 운영이 형식적으로 운영돼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기금운용에 대한 성실한 집행을 촉구했다.
채무상환 전국 평균치 보다 낮다.
아산시의 채무상환은 다른 지자체보다 낮다.
전국적인 예산편성 평균 비율을 보면 경상예산 21.3%, 투자사업 60%, 채무상환 4.2%, 기타 여비 14.5% 등이 평균이다. 그러나 아산시는 채무상환 1.4%로 전국지방행정계획에 비해 너무 낮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경상예산의 경우 소모성 예산이 많은데도 아산시는 33%를 차지. 평균을 웃돌고 있는 실정. 김응규 의원은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균형있는 예산을 세우라며 질의했다.
소각장 설치비 이중으로
2003년도 아산시 예산에 인주1공단 소각장 및 매립장 시설을 위해 공기업특별회계에 10억4천9백만원을 계상했다. 그런데 환경보호과 예산에도 쓰레기 소각장 시설비로 31억5천만원이 올라와 있다. 이같이 비슷한 곳에 비슷한 예산이 두 곳 올라와 있자 김광만(인주면) 의원은 어떻게 된 것이냐며 행정을 질타했다.
답변에 나선 강희복 시장은 환경보호과 예산은 인주 1공구내 소각시설에 대한 것이고 공기업특별회계로 된 예산은 쓰레기 소각장에서 나오는 소각재의 환경기초시설을 하기 위한 것으로 답변했다.
말말말
“2천만원씩 줬는데 이게 뭐야”
아산시의회 마이크가 고장나 계속 소리가 나자 김상남 의장이 시설비는 투자했는데 방송사고가 났다며 한 마디.
“시장이 뭐 한가한 줄 아나”
강희복 시장이 서면 답변한 내용을 한 의원이 또다시 자료 요구하자 휴회 중에 측근 인사에게 짜증내며 한 마디.
“어휴, 질문이 어려워 졌네”
시의원들의 질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방청하던 공무원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 마디.
“승부수는 소각장에서 판명 난다”
그동안 혐오시설이 주민민원으로 모두 무산되자 강 시장의 실력이 소각장이 설립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