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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타고 평택-천안-아산 농산물절도 원정

충남·경기일원 사전답사 후 5년근 인삼 상습절도…6개월간 1억원 상당 훔쳐 노점판매

등록일 2016년09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최근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농산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충남과 경기도 일대 중부권에서 5년근 인삼만을 골라 절도행각을 일삼던 피의자가 검거됐다.

“범인은 자동차 대신 전철과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했다. 깜깜한 밤에 범행 후에는 야식으로 챙겨간 빵과 콩음료를 먹었고, 현장에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절도한 인삼은 장물처리를 하지 않고 노점에서 직접 행인들을 대상으로 판매까지 했다.”

최근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농산물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충남과 경기도 일대 중부권에서 5년근 인삼만을 골라 절도행각을 일삼던 피의자가 검거됐다.

아산경찰서(서장 김종민)는 지난 11일 오후 10시30분 충남 아산시 신창면 창암리 황산길 야산 인삼밭에서 인삼을 훔치려던 피의자 A씨(55)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 중인 가운데 20일 언론사 브리핑을 통해 A씨의 인삼절도 행각을 밝혔다.

6개월간 16회에 걸쳐 5년근 인삼 750㎏ 훔쳐 팔았다

피의자가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해 초기 경찰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피의자가 범행 후 자건거를 이용해 도주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피의자 A씨는 지난 3월 말부터 추석 전까지 6개월 여 동안 아산, 천안, 평택 지역의 인삼밭을 돌며 16회에 걸쳐 5년근 인삼만을 골라 모두 750㎏, 시가 1억여 원 상당을 절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역별로는 아산 9회 6700만원, 평택 2회 1750만원, 천안 5회 15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A씨는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인삼밭을 표적으로 삼았다. 범행 대상이 정해지면 인삼채취용 곡괭이와 마대자루 등을 미리 준비한 후 본인의 거주지인 경기도 오산에서 전철을 이용해 평택, 천안, 아산 등의 중간거점으로 이동했다.

전철에서 내린 A씨는 범행 목적지까지는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의 표적은 야산이나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인삼밭이었다. 특히 인삼 중에서도 상품성이 가장 높은 5년근 인삼만을 노렸다.

A씨는 별도의 작업복까지 준비해 갈아입고 절도행위를 벌였으며, 범행 후에는 빵과 콩음료를 야식으로 먹고 현장에 버리고 가기도 했다. 특히 콩음료는 경찰이 A씨를 검거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됐다.

절도한 인삼은 배낭에 담아 자전거로 온양온천역까지 옮겼으며, 서울행 첫 전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렇게 절취한 인삼은 경기도 오산, 화성 지역 노상에서 직접 판매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절도한 인삼 가격은 9뿌리에 3만원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대상 사전답사-절도-운반-장물처리까지 A씨의 범행 사이클이었으며, 7일을 주기로 반복됐다.

약초지식 활용 치밀한 사전답사

피의자가 인삼을 채취하는데 이용한 도구들.

인삼밭은 야산 등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절도피해에 취약하다. 경찰은 농촌지역이나 인삼밭 주변에는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아 범인을 특정하거나 검거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피의자 A씨가 차량이 아닌 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했기 때문에 수사에 큰 혼선을 겪기도 했다.

A씨는 한때 약초꾼 선배를 5~6년간 따라다니며 어깨너머로 익힌 약초지식을 범행에 활용하기도 했다. 사전답사를 통해 범행대상인 5년근을 선별해 냈으며, 표적으로 삼았던 인삼이 5년근이 아니면 범행을 포기하기도 했다.

아산경찰서 강력팀은 지금까지 신고된 내용을 토대로 사건 발생 주기와 패턴을 분석해 냈다. 그 결과 범인은 5년근 인삼밭에 7일 주기로 나타났고, 범행을 저지른 후 빵과 콩음료를 먹은 후 흔적을 남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빵과 콩음료에 남겨진 유통기한도 범인검거의 중요한 단서였다.

이를 근거로 추가 범행 예정지를 특정해 5년근 인삼밭이 있는 야산에 텐트를 치고 1주일간 심야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지난 11일 모습을 드러내 현장에서 체포한 것이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한 후 공범이 있는지 또 추가 범행은 없었는지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산경찰서 양광모 수사과장은 “A씨가 직접 노점에서 판매한 인삼은 급하게 수확하느라 인삼에 상처를 입히는 등 상품성을 떨어뜨려 인삼 전문가들의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며 “정상 유통경로 외에 판매되는 인삼이나 농산물 등은 장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구입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과장은 이어 “경찰은 가을철 농산물 수확기를 맞아 농산물 절도나 빈집털이 피해가 우려되는 취약한 지역을 집중 순찰할 계획”이라며 “농촌지역에 낯선 차량이나 사람이 찾아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면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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