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산이 천안에서는 처음으로 ‘노태공원 민간조성사업’으로 추진된다. 개인산의 70%를 천안시가 기부채납받고, 또한 공원조성에 소요되는 제반시설까지 제공받되 그들에게는 전체면적의 40%를 개발할 수 있는 이권을 주는 방식이다.
천안시는 도심산을 시유지화하면서 시민들에게 안락한 쉼터를 제공할 수 있어 좋다. 도심산을 사는데 드는 비용을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이익도 누릴 수 있어 더욱 좋다. 하지만 도심산의 30%가 사라진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도시는 팽창될 것이고, 그에 따른 도심산은 축소될 것이다.
천안시는 당장의 돈이 없다 한다. 돈이 있다 하더라도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방치한 채 도심산 사들이기에만 쓸 수도 없다. 그렇다면 도심산을 민간조성사업으로 끌고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식일 수도 있다. 물론 여기서는 개개인의 이해손실에 따른 각종 문제를 떠나서 이야기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업판단은 사실 지역사회의 중론이 오랜 기간 모아져야 했다. 지역사회의 중요한 미래가 걸린 청사진 아닌가. 지금은 노태산 뿐이지만, 앞으로 다른 도심산들도 ‘민간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될 수 있는 상황임으로, 그 변화는 더욱 크고 강렬한 영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같은 ‘중론’이 모아지지 않았다. 천안시장과 관련부서, 그리고 사업관련자들 외에 얼마나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해법이 연구됐을까.
빈약한 준비로 최대의 성과를 낸다는게 상식에 어긋나는 짓이다. 가끔 운이 따르지만, 운에 맡기는 정책이 돼서는 안되는 일 아닌가. 좋은 사업방식으로 동조하기 이전에, 이런 문제를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노태산에 대한 사업은 결정됐다. 좋은 사업이고 좋은 방향이면 망설일 이유는 없는 것.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그에 따른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가지 걱정되는 건 관이 관여되는 ‘민간사업’이라 각종 특혜나 이권 문제에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노태공원과 관련해 업체선정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 또는 공무원들의 이권개입 여부가 도마위에 올랐다. 경찰의 ‘내사종결’ 처리를 받았다 하지만, 논란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관련 정책이 폐쇄될 수도 있는 것.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다면, 향후 천안시장과 천안시는 최대한 그런 사고위험으로부터 제2, 제3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어떠한 비리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명확히 인식되어지도록 ‘안전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