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닌데도 제 친손자, 손녀 마냥 재롱을 떠는 온양 동신유치원(원장 심혜숙) 원생들.
동신유치원 원생들은 지난 17일과 18일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여기에는 단지 원생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음식장만과 장기자랑을 준비해 노인들과 즐거운 한때를 가졌다. 온주동 및 좌부동 일대에 사는 노인과 혼자 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가족이 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동신유치원 심혜숙(55) 원장과 온주복지관이 만들어 낸 통합프로그램이다. 온주복지관이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서 5년 전부터 마련해온 것인데 여기에 심 원장의 원생들이 지원부대로 나서게 된 것.
그러나 단순히 아이들의 재롱만 보는 것이 아니다. 손자, 손녀뻘 되는 원생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차려온 음식을 먹여주거나, 같이 율동하는 시간도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익혀가는 시간으로 마련된 것이다.
낮설은 할머니, 할아버지인데도 원생들은 전혀 개이치 않고 할머니 무릎에 앉아 박수도 치고 할아버지에게 먹을 것도 먹여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유치원에서 늘 즐겨 부르는 하얀 나라, 흰눈 사이로, 루돌프 사슴코 노래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는 재미있는지 연신 웃음꽃이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재롱떠는 것을 보면서 저절로 따라하고 아이들과 눈동자를 마주치면서 환한 미소가 입가에, 눈가에 번진다.
안석규(73?온주동) 할아버지는 “뭐 모이라고 해서 왔는디, 애들이 떠드는 것 보니께 사는 것 같아”라며 “자꾸 이런 것 좀 어디서 해줬으면 좋겠어”하며 웃어 보였다.
동신초등학교 아이들과 유치원생 등 50여명은 노인정 몇 곳을 돌아다니며 재롱잔치를 보여줬다.
아이들이 하는 몫에 어른들이 뒤질소냐 하는 투로 부모들도 나서서 노래도 부르고 각기 집에서 정성껏 포장해온 선물도 어르신들께 나눠줬다. 양말과 내복 등 조그만 선물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무엇보다 갚진 선물이 됐다.
심혜숙 원장은 “얼마 안 있으면 저도 노인정을 찾을텐데. 그때도 아이들이 이렇게 찾아와서 부모 사랑과 어르신 공경을 배우며 재롱을 보고 싶어서 마련했다”며 “계속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이들이 혼자 크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