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옮겨 회복 중인 환자와 흉부외과 의료진. 우측에서 두 번째가 서필원 교수.
단국대학교병원(병원장 박우성)은 최근 급성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44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에크모 거치 하에 최소침습적 관상동맥우회술을 혼용한 하이브리드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4일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흉통과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방문한 이 환자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받고 곧바로 심장혈관내과 의료진으로부터 응급 혈관조영술 및 스텐트 혈관 확장시술을 받았다. 내원 당시 이 환자는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혈관 모두가 중증 이상으로 막혀 있었다. 가장 중요한 혈관인 좌측전방하행지(LAD)가 완전히 막혀있는 위급한 상태였다.
또 심장초음파상 심실박출률이 저하돼 있는데다 심한 부정맥까지 동반돼 있어 좁은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술 만으로는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에 에크모 전담팀이 환자에게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는 에크모 장비를 거치했으며, 흉부외과는 마취통증의학과와의 협진으로 신속하게 심장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서필원 교수는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 하에서 최소침습적 관상동맥우회술(MIDCAB)을 시행했다. ‘MIDCAB-Off pump CABG(*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 하 최소침습적 관상동맥우회술)’는 과거 전통적으로 시행하던 방법처럼 흉골을 절개하지 않고 옆구리 피부를 절개한 뒤 늑간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심장수술 경험이 많은 서울이나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중부지역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수술은 시야 확보가 어렵고 고난이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수술이지만, 통상적인 흉골 절개에 따른 여러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수술 절개부위가 작아 미용적인 효과도 우수하고 수술 후 환자의 회복력도 빠르다.
서필원 교수팀은 그동안 수차례의 최소침습적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해 왔으나 이번 경우처럼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에크모를 거치한 후 응급으로 수술을 시행한 경우는 처음이며, 중부권에서도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빠른 회복력을 보이다 입원 열흘만인 지난 7월30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에크모(ECMO, 체외막 산소화 장치)는 심장과 폐의 기능이 심각한 저하로 생명유지에 위협을 받는 질병이나 외상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정맥에서 혈액을 체외로 빼내어 동맥혈로 전환한 뒤, 다시 환자의 정맥이나 동맥으로 주입해주는 장치다.
가슴을 열지 않고도 대퇴동정맥과 경정맥 등에 카테터를 삽입한 후 즉시 가동할 수 있어서 위급한 상황에서 매우 유용한 의료장비로, 단국대병원은 지난 메르스 때 119번 환자에게 적용해 성공적으로 치료하기도 했다.
단국대병원은 충청남도와 함께 운영 중인 닥터헬기를 이용해 향후 중증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이동 가능한 에크모 장비를 비치한 후 응급현장에서의 에크모 거치 후 환자를 이송하는 방안 등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