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9일(금) 오후2시 천안박물관 공연장에서는 세종고속도로(세종~안성) 민간투자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2차 공청회가 열렸다.
지난 7월29일(금) 오후2시 천안박물관 공연장에서는 세종고속도로(세종~안성) 민간투자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2차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세종고속도로 천안관통구간의 사업자인 GS건설과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했던 ㈜다산컨설턴트 관계자들, 북면주민대표들이 모여 치열한 논의를 벌였다.
북면주민대책위(대표 정훈영)는 이날 토론회를 앞두고 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주민대책위 의견서를 작성했다. 또 다양한 자료들과 전문적이고 날카로운 지적사항을 미리 준비해 사업자와 용역업체의 진땀을 뺐다.
주민들은 GS건설의 용역을 받아 ㈜다산컨설턴트가 작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비전문가인 주민들이 찾아낸 문제점만도 수두룩하다. 만약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검증을 하면 주민들이 찾아낸 것보다 훨씬 많은 거짓과 부실한 점들이 발견될 것이다. 부실불법문제투성이인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보완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작성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당장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속도로 예상 모습에 주민들 ‘한숨·분노’
GS건설 ‘수신산단, 앞으로는 고려하지 않겠다’
수신일반산업단지는 지난 2009년 민간개발 산업단지로 개발 시행코자 승인신청된 사항은 있었으나 현재 추진되지 않고 있다. 또한 당초 민간개발로 추진코자한 사업으로 현재 천안시도 공영개발로 개발할 계획이 없다. 하지만 수신산단은 고속도로 노선 제안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쓰였다.
이날 공청회 첫 질의에 나선 천안시의회 전종한 의원은 “사실상 실체가 없는 ‘수신일반산업단지’가 입지 대안 노선에서 가장 중대한 판단기준으로 쓰였다. 이에 수신산단을 우회하기 때문에 GS건설의 노선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취락지구 근접 통과 최소화 원칙에서도 GS건설의 노선안은 비상식적이다. 아무리 민간이 자율적 판단에 의해 제안한 것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수준이다. 사실에 근거해 주민들의 의견을 담은 안을 제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이진용씨는 “최초 제안한 노선을 계속 주장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제3차 공고 때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운 제안을 하겠다. 거기서는 주민들이 지적한 수신일반산업단지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업자측은 2016년 하반기 적격성 조사, 2017년 상반기 제3자 제안공고를 거치며 주민, 관계기관의 의견을 검토해 수정노선을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천안북면주민대책위 신태진 집행위원장은 환경전략영향평가서에서 대기질과 관련한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미세먼지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경유차량 승용차의 수치가 누락됐다. 최근 경유차량의 승용차 점유율이 50%에 달하고, 도로가 개통되는 2025년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누락시켰다는 건 심각한 오류”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 위원장은 “평가서에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측정 자료는 1일 기준치 비교자료만 있고 연간수치는 없다. 이 역시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평가서를 반려함은 물론 ㈜다산컨설턴트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산컨설턴트의 노현주씨는 “자료를 더 상세하고 보기 편하게 작성해야 했는데 죄송하다. 도로교통량 오염물질을 계산할 때는 통상적으로 승용차는 휘발유로만 판단한다. 고의 누락의 의도는 없었다”고 답했다.
북면 은지리 고속도로 통과 예상 모습. GS건설이 제안한 고속도로는 빨간색 실선, 산악지대를 관통할 것으로 보이는 국토교통부 안은 검정색 점선.
이어 주민대표로 질의에 나선 박기복씨는 마을 주요 지점에 고속도로 노선을 대입한 사진자료들을 공개했다. 객석을 가득 메웠던 주민들은 본인들의 집앞과 동네, 학교를 지나는 고속도로의 모습이 공개되자 탄식과 함께 울분을 터뜨렸다.
주민대책위는 이외에도 ▶수생태계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점 ▶북면 지역에 끼치는 사회·경제적 악영향을 다루지 않은 점 ▶고속도로 안전에 큰 위협이 되는 안개 문제를 다루지 않은 점 ▶운전자 안전에 위협이 되는 이중 굽은 도로를 계획한 점 ▶자연환경 실태 조사의 기본이 되는 식생조사표가 허위로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큰 점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 천안시 주민대표가 참가하지 않은 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의 근거 자료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신태진 주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가볍게 넘어갈 절차가 아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잘못되면 입지선정이 잘못되고 그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 따라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 큰 잘못이 발견되면 반려하고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반드시 북면을 파괴하는 기존 노선안들을 모두 폐기하고 새로운 대안노선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