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사측은 7월26일 오전 7시40분부로 ‘노동조합 조합원들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이어 사측의 용역배치 계획이 알려지자 충남 노동계가 연대투쟁에 나섰다.
갑을오토텍(대표이사 박당희) 현장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갑을오토텍은 전직경찰, 특전사, 용역출신 등을 고용해 기업노조(제2노조)를 설립하고, 작년 6월17일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제1노조)를 습격해 유혈폭력사태를 일으켜 사회적 충격을 안겨줬던 바로 그 회사다.
작년 제1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노동관련법 등을 무더기로 위반했던 갑을오토텍 현장은 작년 유혈폭력사태 못지않은 전운이 감지되고 있다. 작년 6월 있었던 유혈폭력사태는 지난 7월15일 재판에서 박효상 전 대표가 징역10월의 법정구속을 선고받은바 있다. 또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업무방해가처분신청’은 기각됐다.
노사 양측은 현재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극단의 대립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 지역노동계는 사측이 또 다시 작년보다 더 큰 노조탄압을 가하고 있다며 연대결집하고 있다.
지난 7월27일 금속노조충남지부는 갑을오토텍 현장에서 결의대회를 통해 갑을오토텍 노조원들을 지지격려하며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아산시의회와 천안시의회 의원들은 ‘물리적 충돌은 절대 안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현장감시조를 편성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4시간 갑을오토텍 현장을 지키고 있다. 더민주 의원 12명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몸을 던져서라도 완충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8일에는 복기왕 아산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아산시노사민정협의회가 긴급 소집됐다. 이날 복기왕 위원장은 노사민정협의회에 갑을오토텍 노사양측을 초청해 서로의 입장을 듣고, 극한대립상황을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 공고 이후 조합원들이 작업장을 지키며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7월26일, 07시40분 ‘직장폐쇄’ 공고
갑을오토텍 사측은 7월26일 오전 7시40분부로 ‘노동조합 조합원들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를 공고했다. 작년 전직경찰과 특전사출신 등을 투입해 폭력사태가 발생한 그 자리에서 또다시 대규모 폭력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공고를 통해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로 많은 물량이 이원화되고 있고 회사 존폐의 위기에 처했다”며 “관리직 사원들은 자기자리를 지키고, 회사를 걱정하는 기능직 사원들에겐 문을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이전부터 노동조합이 제기해 왔던 불법대체인력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의미며, 동시에 노조의 조직력을 훼손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회사의 직장폐쇄 공고에 대해 박종국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부지회장은 “사측은 이미 쟁의행위를 무력화하기 위해 불법대체생산을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납품문제로 직장폐쇄를 할 필요가 없었다”며 “이번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을 공장 밖으로 내몰고 그 틈을 타 노동조합을 완전히 파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직장폐쇄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아닌 노조파괴에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현재 경비업체와 구직사이트에 용역경비모집 공고를 낸 상태며 500명 규모로 알려졌다.
더민주 아산천안 시도의원, “물리적 충돌 절대 안 돼”
7월27일 갑을오토텍 정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아산시도의원과 천안시도의원 12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물리적 충돌만은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7월27일 갑을오토텍 정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아산시도의원과 천안시도의원 12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물리적 충돌만은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아산시의 전국 최고 수출실적과 높은 GRDP(지역내총생산)는 열심히 일해 준 노동자들과 경영자 모두의 힘”이라며 “2011년 유성기업 사태에 이어 갑을오토텍과 같은 노사문제가 계속되면 아산시는 지금과 같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더민주 아산천안시도의원들은 “무엇보다 2~30년 근속한 수 백 명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잃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함께 삶의 터전을 만들어온 회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갑을그룹의 경영마인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선 무슨 일이 있어도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아산천안 시도의원들이 나서서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경찰들을 향해서도 “무엇보다 안전을 중심으로 현장을 대처해야 한다”며 “아산경찰서에 접수된 사측의 용역경비 투입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노사 양측을 향해 “현재 모든 문제를 원점으로 돌려 대화에 나서 함께 살 방법을 찾아달라”며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의회에서도 돕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아산천안 시도의원들은 교대로 갑을오토텍 현장 안팎에서 24시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7월27일 금속노조충남지부는 갑을오토텍 현장에서 결의대회를 통해 갑을오토텍 노조원들을 지지격려하며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노동당 충남도당, “노동부와 검·경은 뭐하나?”
노동당 충남도당도 7월27일 긴급성명을 내고 갑을오토텍 사태에 대해 노동부를 비롯해 검찰과 경찰을 비판했다.
노동당은 성명을 통해 “불법노조파괴 공작으로 대표이사가 법정 구속되고, 관계자들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음에도 갑을자본은 막무가내로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헌법에 명시한 노동3권이 철저히 내팽겨 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당 충남도당은 지난해부터 갑을오토텍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노동부와 검찰, 경찰이 자기소임을 제대로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노동부와 검찰, 경찰은 제대로 된 법 집행으로 불법을 자행하는 갑을자본을 법에 따라 처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산시노사민정협, “노사 양측 조건 없는 정상화 먼저”
아산시 노사민정협의회 갑을오토텍 노사갈등 문제를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현장의 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산시 노사민정협의회(위원장 복기왕 아산시장)는 갑을오토텍 노사갈등 문제를 지역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현장의 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아산시노사민정협의회는 7월28일 오전 10시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긴급 본회의를 소집하고 갑을오토텍 노사 양측을 초청해 각각 서로의 입장을 들었다.
복기왕 위원장은 “지역에서 유성기업사태 이후 다시 갑을오토텍 사태가 발생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노사 양측의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며 “노사양측의 의견을 청취하고 노사민정협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이날 사측관계자는 사측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현재 언론에 비춰진 내용에 대해 상당부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이 많다”며 “현재 노사 쟁점사항인 ‘쟁의 중 대체근로’에 대해 ‘회사의 손실을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법적인 범위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직장폐쇄와 관련해서는 “노조가 현장복귀에 대한 약속이 전제되면 언제든 풀 수 있다”며 “노조와 교섭창구는 개방해 놓고 있다”고 교섭의 여지를 보였다.
특히 물리적 충돌 없는 평화적 해결에 대한 의지에 대해서는 “경비용역에 대한 부분은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을 대비한 방어적 선택은 아니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노조측은 “노사갈등사태로 인한 현장사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아산시노사민정협의회 불참의사를 밝히고, 서면으로 ‘입장과 제안’을 밝혔다.
노조는 현재 사측의 직장폐쇄조치에 대해 ‘불법직장폐쇄’로 단정하고 철회를 요구하고, 용역경비원 투입에 대해 해당 행정기관에 불허를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노조는 갑을오토텍의 노사갈등에 대해 진중하게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노사양측의 입장과 제안을 청취하고 검토한 복기왕 위원장은 “결국 노사 불신의 골이 깊어져 갈등이 심화된 것 같다”며 “노사민정협의회가 법적권한이 있는 해결기구는 아니지만 사회적책임의식을 갖고 기초단체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의 노·사·민·정 대표들로 구성된 본협의회에서 사회적대화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어느 한쪽의 치우침 없이 평화적해결을 촉구하고 권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양승철 위원(고용노동부 천안 지청장)은 “갈등해결을 위해 지청차원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노사 양측 간 현실적 대화의 창구가 부족하다”며 “노사민정 차원에서 노사 양측과 대화를 시도하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산시노사민정협의회는 구두성명으로 “사업장내 폭력이 발생하면 절대 안된다”며 “노사 상호간 아무런 조건 없이 정상화를 한 후 대화와 타협을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8월1일 이전까지는 어느 한쪽의 치우침 없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사양측에 만남을 주선하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어느 한쪽이 만남을 거부하면 다시 회의를 소집해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