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내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감염내과)
최근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소식을 연일 접하면서 모기가 전파하는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높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여름의 불청객 모기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던가. 모기가 매개하는 감염병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지카바이러스’ 국내 상륙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 숲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작년 브라질에서 유행 소식을 알린 이후 발생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 리우올림픽 개최기간인 올해 8월에 지카바이러스가 더욱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국내에서도 5명의 감염 확진자가 보고됐다. 모두 브라질, 필리핀, 베트남 등 해외 방문 후 감염된 경우지만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매개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긴장을 놓기는 어렵다.
잠복기는 2~14일로 발열, 발진, 관절통, 근육통의 증상이 발생한다. 특이 치료제는 없으나 건강한 성인은 충분한 휴식과 수액 공급으로 회복된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동남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임산부는 유행지역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카바이러스 감염 발생국가에 대한 소식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co.kr)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cdc.go.kr)서 확인할 수 있다.
동남아 방문할 땐 ‘뎅기열’, ‘치쿤구니아’ 조심
뎅기열과 치쿤구니아 감염증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마찬가지로 숲모기에 의해 전파된다. 특별한 치료제 없이 회복 가능하지만, 뎅기출혈열 또는 뎅기쇼크증후군 같은 중증 뎅기열의 경우는 초기에 적절한 수액 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억 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발생 사례는 없으나 해외 유입 사례가 매년 100~200건 정도이며, 대부분 동남아시아 지역 방문 후 발생한다.
모기 감염병 대표 ‘말라리아’
전 세계에서 매년 약 2억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얼룩날개모기가 전파한다. 오한을 동반한 발열, 발한, 두통, 구역,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중증의 경우 황달, 쇼크, 혼수 등의 급성 뇌증을 보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 인천, 강원이 위험 지역으로 삼일열 말라리아가 발생한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더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므로 방문 전에 말라리아 위험 지역 여부를 확인하고 예방약을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예방약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방문 전 반드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위험 지역을 방문 후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유행하는 ‘황열’
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열대 지방에서 발생하며,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이 나타난다. 국내에서 아직 발생 보고는 없으나, 해외여행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이 치료제는 없으나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최소 방문 10일 전 접종해야 한다. 국가에 따라 예방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입국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