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교수(순천향대병원 피부과)

안면 홍조증은 여러 복합적인 원인으로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유전적 소인, 내분비 이상, 소화기 질환 등 전신질환을 비롯해 국소감염, 임신, 폐경, 여드름성 피부질환, 스테로이드 연고 남용, 반복적인 자외선 노출, 급격한 온도 변화, 스트레스, 술, 담배, 커피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드물게 고혈압치료제, 심장질환치료제, 혈액순환제 등 약물도 안면홍조를 유발한다.

안면홍조는 초기엔 일시적인 혈관확장으로 인해 혈류가 늘어나 얼굴이 붉게 보인다. 안면홍조가 그렇게 일시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면 결국 혈관자체가 늘어나 만성으로 진행하고, 피부 염증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얼굴은 혈관분포가 많고 피부가 얇아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혈관변화가 쉽게 드러난다. 안면홍조증은 모세혈관확장증도 흔히 동반한다. 모세혈관확장증은 혈관이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과도하게 확장돼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드러나 보이는 것으로 미용적인 문제를 초래한다. 또한 혈관의 변화로 인한 염증 변화가 지속되면 림프부종으로 인해 병터 부위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비류(딸기코종)같이 결합조직의 증식으로 코가 오렌지껍질 모양처럼 보일 수  있다. 안면홍조증의 경우 만성으로 진행되면 피부는 탄력을 잃고 노화가 촉진된다.

안면홍조의 발생빈도가 잦고, 원래 혈색으로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피부과를 내원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안면홍조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자율신경조절제나 혈관에 작용하는 약, 피부 염증과 피지분비를 줄이는 약을 복용하고, 국소도포제도 바르고, 혈관레이저 등을 이용해 병행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안면홍조 치료에 사용하는 혈관레이저는 치료효과가 좋다. 혈관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595㎚ 파장의 브이빔 레이저로서 주변 조직에 손상도 주지 않고 안면홍조의 주원인인 표피나 상부진피의 모세혈관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1회 치료로도 호전을 보일 수 있지만, 만족할 만한 유지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보통 4~6주 간격으로 5회 정도의 치료가 필요하다. 혈관레이저는 안면홍조 뿐만 아니라 잔주름, 모공, 여드름 홍반까지도 개선해준다.

안면홍조는 만성화되면 장기간의 치료에도 반복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재발을 막으려면 평소에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안면홍조증 환자가 주의할 점

① 처방 없이 스테로이드계 연고의 남용이나 오용을 피한다.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② 계절에 관계없이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바른다. 자외선에 반복 노출되면 탄력섬유의 손상으로 혈관이 쉽게 늘어난다.
③ 잦은 탕목욕, 사우나, 찜질방은 안면홍조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세수도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찬물로 마지막에 헹군다.
④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보습크림을 충분히 도포한다.
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술, 담배,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가급적 피한다.
⑥ 무리한 각질제거나 필링, 과도한 마사지를 피한다.
⑦ 규칙적인 운동은 혈관에도 도움이 되지만 너무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악화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