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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투표권, 우리가 앞장-11일 천안죽전원 모의투표, 참정권 행사에 즐거운 장애우

등록일 2002년12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1일 죽전원 원우들이 선관위의 ‘모의투표’에 참여, 참정권 행사의 기분을 만끽했다. 한낮의 겨울햇살이 차갑게 느껴지는 지난 11일(수). 점심때가 지나자 구성동 천안죽전원(원장 심홍식)의 움직임이 활기를 띤다. 천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처음 실시하는 ‘모의투표’에 선택된 죽전원. 수시로 방문객을 마주 대하는 장애시설임에도 이날은 유독 원우들의 호기심이 반짝였다. 그동안 참정권의 ‘이방인’이었던 이들이었기에 모의투표의 호기심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선거는 이들에게 남의 일이었죠. 지적능력이 있는 일부만이 선거에 참여해 왔을 뿐, 대부분이 선거에 관심도 낮았고 할 수 있는 처지도 못 됐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번 모의투표 덕분에 대통령 선거에 대한 원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심홍식 원장은 장애인들의 사회참여에 내심 즐거운 듯 얼굴이 밝다. 약속된 오후 1시30분이 되자 미리 준비를 마친 선관위 직원들과 이곳 선생들의 안내로 모의투표가 시작됐다. 63명의 원우 중 4살 꼬마 희준이를 제외한 62명이 투표권을 가진 죽전원. 그러나 정확히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마음에 드는 후보자 옆의 빈 란에 표시해야 함에도 손가는 대로 찍는 이들도 발견된다. 그럴 때마다 재차 반복교육을 통해 바로 잡아주는 선관위 직원들과 선생들의 노력 속에 한표 한표가 더욱 소중해졌다. 이번 모의투표 행사가 잡힌 전날 저녁 이곳 선생님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각자 마음에 드는 ‘후보 찾아주기’를 위해 설명시간도 가졌다. 이 때문에 일부 원우들은 모의투표때 자신의 후보에게 당당한 한 표를 행사하며 공공연히 자랑하기도 했다. “62명의 원우 중 건강상태에 좋지 않은 20명 정도는 부재자 투표를, 그리고 나머지는 직접 투표장을 찾을 겁니다.” 죽전원 원우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신성한 참정권 행사를 가질 수 있어 흐뭇하다는 박효관 선생은 다만 이들 중 사표(死票) 발생율이 적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관위 윤석진 홍보계장은 “장애인에 대한 투표편의와 절차 교육을 통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할 목적으로 모의투표를 실시했다”며 “이로 인해 당일 현장 투표에서 모두가 국민주권을 제대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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