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헌 의원은 “견제 받지 않는 경제권력은 소비자가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며 “우리 삶을 위해, 이웃을 위해 시민들의 깨어있는 행동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늘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신군부의 집권음모에 맞서 산화한 민주열사들의 넋을 기린다. 36년이 지난 지금은 정치권력보다 더 무책임하고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경제권력이 문제다.”
제186회 아산시의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18일(수) 안장헌 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돌아보며, 시민사회와 정치권력, 경제권력의 책임과 역할론에 대해 언급했다.
안 의원은 “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와 공동의 이익을 지키는 법률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며 “개인의 이기적 활동이나 기업의 이윤 추구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할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불가분하고 양도될 수 없는 시민의 주권, 시민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돈에 눈멀어 부끄러움이 사라졌다”
가습기살균제 사고로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146명, 작년에 신고 되어 조사 중인 사망자 79명, 올해 신고 된 사망자 14명 등 모두 239명이다. 통계적으로 추정되는 피해자의 숫자는 최대 수 십 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안장헌 의원은 “가장 따뜻하고 안전해야할 가정의 안방에서, 가장 보호받고 소중하게 다뤄져야할 아이와 산모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독극물을 호흡기에 쏟아 부은 것과 같은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사고가 기업의 탐욕과 정부의 무능력 때문에 21세기에 일어난 것”이라고 규정했다.
안 의원은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사고 원인이 밝혀진 지 5년이 지났음에도, 가해 기업들은 아직도 책임을 거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은 시작도 못했고, 피해자들은 배상은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대학교수들과 로펌 김앤장은 제조사의 요구에 따른 연구와 법률지원을 통해 원인을 가리거나 책임을 떠넘기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돈에 눈이 먼 세상에 부끄러움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과연 이것이 국가인가? 이런 사회가 지속할 수 있을까?”한탄하며 “피해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사회의 불안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늦었지만 아산시도 공동체를 지키고 미래를 지키기 위해 무엇인가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시, 아산시부터 불매운동을”
안장헌 의원은 우선 사망자의 70% 이상을 발생시킨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에 대해 아산시부터라도 불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품의 독성을 알고서도 상품을 생산 유통하고, 판매초기부터 사용자들의 피해신고가 잇따랐는데도 이를 무시한 행위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비열하고 부도덕한 범죄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와 미래를 존속시키기 위해 옥시의 추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형 유통업체들에게도 옥시 제품의 취급과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사회의 건강성과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를 교란한 범죄 기업에 대한 징벌의 역할은 모두가 나눠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정부의 책임도 강조했다. 정부는 모든 옥시제품을 비롯한 화학제품의 안전성에 관한 특별조사를 실시해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위험한 원료가 승인되고, 치명적인 제품이 통제되지 않은 채 유통되고, 피해 원인이 발생했는데도 긴 시간을 허비하고, 피해자 구제와 지원을 외면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의 역할이 무엇이었으며, 적절하게 작동됐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정부에 요구했다.
안장헌 의원은 “견제 받지 않는 경제권력은 소비자가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며 “우리 삶을 위해, 이웃을 위해 시민들의 깨어있는 행동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산 피해시민 가슴아픈 사연도
안장헌 의원에 따르면 현재 확인된 아산시민 피해자의 가족들은 황망스런 사망원인으로 가슴 아파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대책위 활동을 위해 서울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은 불매운동에 동참해 달라며 옥시제품을 열거했다. 옥시 클린(표백제), 데톨(손 세정제), 옥시싹싹(곰팡이 제거제), 물먹는 하마(제습제), 냄새먹는하마(공기청정제), 쉐리(섬유유연제), 하픽(화장실 세정제), 게비스콘(위염 치료제), 스트렙실(인후염 치료제) 등이다. 또 모든 아산시 공직자들도 옥시만큼은 사용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아산시에서 조업 중인 기업 문제도 지적했다. 국도비와 시비가 투입된 가축분뇨에너지화사업을 하고 있는 바이오팜이 액비를 과다살포해 배방지역의 오이와 배추 농가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안장헌 의원은 “현재 바이오팜은 국가기관의 원인 분석을 부정하고 정확한 보상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아산의 가축분뇨를 수거해 에너지화하고 액비를 만들어 살포할 회사가 잘못된 시비로 인한 피해에 대해 보상하지 않는다면 옥시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또 옥시와 같은 무책임한 회사가 되지 않도록 보상협의를 하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견제 받지 않는 경제권력은 소비자가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며 “우리 삶을 위해, 이웃을 위해 시민들의 깨어있는 행동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