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구마모토의 대표적 정원인 수젠지 코엔(水田寺 成趣) 공원 연못이 말라서 관계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구마모토에 사는 한 시민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구마모토 지진 후 이 공원 연못의 우물이 말라버렸다”고 밝혔다. 또 “우물의 물도 탁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공원은 구마모토에 있는 대표적인 일본식 정원으로 1632년 당시 구마모토 성주였던 호소카와 다다토시가 3대에 걸쳐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의 물은 교토의 비하호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구마모토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구마모토의 명소이기도 하다.
지난 24일 구마모토 일일신문도 이 공원의 물이 말라버린 기현상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주변 목격자의 말을 인용, 16일 새벽 강진 이후 연못의 물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바닥이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공원의 연못 물이 마른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전해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얕은 층의 지하수가 깊은 지하층으로 흘러들어 가는 등 지하구조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관심은 연못 물이 전처럼 차오를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비가 많이 올 경우 지하수 수위가 상승하면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관계 당국은 '물의 도시'인 구마모토시 식수공급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마모토시는 물이 풍족해 대부분 지하수를 뽑아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수젠지 코엔 공원처럼 지진 여파로 물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수돗물 취수는 대부분 깊은 지하층 물을 이용하고 있어 물 공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얕은 지하수를 이용하는 가정의 경우 지진 여파로 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질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구마모토시 상하수도국은 이날 '물 문제 해결 전용 콜센터'를 개설하고 물이 나오지 않는 가구의 신고를 받아 누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구마모토 시내의 경우 상하수도를 복구해 전체 가구의 99.7 %에 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계속된 여진을 경험한 구마모토 시민들이 여진이 없을 때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어지럼증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50~70대 여성과 초등학생들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본 보건당국은 어지럼증과 멀미 증세가 지속할 경우 의료 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