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끝났고, 이제 정리하는 일이 남아있다. 천안은 갑선거구에 새누리당, 을·병선거구에 기존 더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재선됐다. 이로써 천안은 3개선거구에 4선과 2선, 초선이 활동하게 됐다. 선거구도 1석 늘어난 데다 현역의원들이 또다시 재선됐으니 천안정치권의 힘이 강력해졌다. 이들이 과연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만 남는다고 한다. 과정은 송두리째 사라지고 당선된 국회의원만 있다는 것이다. 과정에서 당선자들이 한 말이 기록돼 있고, 유권자가 그같은 말을 믿고 표를 준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챙겨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먼저 당선자들이 ‘후보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첫째 당선자들은 후보로서 방송토론회나 언론인터뷰, 각 시민사회단체 질의에 대한 답변, 그리고 각종 유세에서 본인이 공약하고 주장했던 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한다. 선거공보물에 있는 공약만으로 ‘공약’을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둘째 당선자들만의 공약을 이야기해선 안된다. 유세기간, 지역에 내려와 유권자에게 읍소하며 했던 말들을 기억해야 한다. 각 정당은 대표나 최고위원 등 임원들이 수시로 내려와 지원유세를 펼쳤다. 선거 때만 되면 장밋빛 약속으로 사탕발림해왔던 그들에게 지역유권자의 ‘매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후보자간 공방을 벌였던 내용 중에 ‘흑색선전’인지를 가려내는 것은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서로간에 고소·고발도 여럿 이뤄졌고, 후보자들은 선거기간 갖은 비방과 흑색선전을 일삼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긴 쪽이나 진 쪽 모두 너그러워진다. 하지만 이들의 싸움을 지켜본 유권자들은 그들의 진면목을 봐야 한다. 다음 선거에도 또다시 문제를 일으킬 사람들이기에 ‘시시비비’를 정확히 따져 문제후보를 퇴출시키는 것이 바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길이 된다.
마지막으로 당선자를 선거인맥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선거는 후보자와 유급관계자, 그리고 봉사원들로 구성돼 있다. 유급관계자라면 대가를 받기에, 봉사원이라면 말 그대로 봉사한 것이기에 후보자와 불편한 관계로 엮일 일이 아니다. 선거의 병폐는 후보자에게 ‘선거빚’을 씌우는 사람들로부터 발생한다. 좀 더 건전한 선거문화를 위해 국가와 지역발전에 도움되는 인물을 선택하고 순수하게 봉사하는 문화가 우리사회에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