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배방읍 갈매리 일대 배추 농가들은 최근 액체비료로 배추 생육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은 거름으로 뿌린 가축분뇨(돼지) 처리업체의 액비 탓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한창 오이를 심는 때라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산시민연대에 따르면 농민들에게 액비를 공급한 업체는 작년 10월 가동을 시작한 신창면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을 운영하는 바이오팜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액비는 25농가에서 경작지 81필지 20만5000㎡ 면적에 1778톤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지난겨울 뿌린 액비에서 악취가 심하게 발생하고, 농수로에 흘러들어갈 정도였다고 주장한다. 또 액비가 거름으로 알맞은가를 판단하는 부숙도의 문제와 적정한 시비량을 초과한 과다살포를 지적하고 있다.
반면 액비생산업체는 처리과정에 문제가 없으며 비료사용처방서, 검사성적서, 부숙도 측정 등 데이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촌진흥원에서 해당 밭 흙을 퍼가서 분석중이며, 그 원인은 조만간 밝혀질 예정이다.
아산시민연대(대표 최만정)는 성명을 통해 “아산시의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시험대이기 때문에 아산시가 신속하고 적극적인 중재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시설과 기존 하수종말처리장, 쓰레기소각장과 연계해 국내 최대 친환경에너지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분쟁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산시민연대 최만정 대표는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은 가축분뇨를 이용해 바이오가스(메탄)을 포집하고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공정을 거쳐, 전기는 판매하고, 남은 소화액은 농경지에 액비로 사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며 “시설 가동 첫해, 첫 번째 겨울에 뿌려진 액비에서 발생된 문제를 잘 극복하지 못해 액비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 추후 어느 농가에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액비분쟁에 대해 아산시는 농촌진흥원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분쟁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