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람들'은 반쪽 승리를 얻었다. 충남에서는 안희정 사람임을 자임했던 김종민(논산계룡금산), 박수현(공주 부여 청양), 나소열(보령서천) 후보 중 김 후보만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충남에서 얻은 더민주 5석은 '안희정 충청 대망론'이 확장성을 확인시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전에 이어 충남도민들이 이번에도 균형추 역할을 했다. 정부와 여당을 심판하고 야권에게는 힘을 실어줬다.
11석을 놓고 겨룬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6석을, 더민주는 5석을 얻었다. 또 한 번 황금분할을 보여 준 것이다. 충남 유권자들은 지난 19대 총선(10석)에서는 새누리당 4석, 더민주(당시 통합민주당) 3석, 자유선진당 3석으로 의석을 골고루 배분했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충남 8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논산계룡금산과 당진에서 각각 더민주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사실 논산계룡금산은 누구나 초박빙을 예상했다. 7선을 넘보는 이인제 후보와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더민주 김종민 후보. 두 사람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한판 경쟁을 벌여 2000표 차로 승패가 갈렸다.
예상 빗나간 충남 민심 의미는?
하지만 김 후보의 상황이 지난 19대 때보다 녹록지 않았다. 국민의당까지 가세하면서 '일여 다야'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게다가 논산보다 계룡, 금산은 보수적 색채가 강한 곳이다. 이 후보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이런 여건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다 14일 오전 3시 경 결국 근소한 표차로 당선이 확정됐다. 이 후보의 7선을 향한 행보가 '일단 멈춤'이 된 것이다.
새누리당 처지에서 볼 때 이 후보의 낙선은 그나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진의 김동완 의원 낙선은 예상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진 또한 현역 여당의원을 놓고 야권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으로 다야 구도 였기 때문이다. 당진에서 함께 치러진 시의원 선거에서도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두 지역구의 선택은 충남 유권자들이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국정운영을 ‘심판’하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산을 선거구에서 더민주 강훈식 후보가 당선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새누리는 천안갑(박찬우 후보)과 홍성 예산(홍문표 의원), 서산 태안(성일종 후보), 공주 부여 청양(정진석 후보), 보령서천 (김태흠 의원) 아산갑 (이명수 의원)에서 당선됐지만, 합당에도 불구, 기존 자유선진당 의석을 되찾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다.
충남 유권자들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선거에서는 새누리당 36.92%(33만 1976표), 더민주 27.05%(24만 3245표), 국민의당 22.51%(20만 2457표), 정의당 5.60%(5만426표)순으로 지지표를 던졌다.
충청에서 가로막힌 국민의당, 한 석도 못 얻어
더민주는 박수현 의원(공주 부여 청양)이 새누리 후보(정진석)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천안을(박완주 의원)과 천안병(양승조 의원)에서 수성에 성공해 의석수를 늘렸다.
이는 또 충남이 이제는 보수적 색채가 짙은 곳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지사가 재선에 성공하고, 첫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충남 서북부 지역을 축으로 인구가 늘어나면서 점차 지역의 정치색채도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국민의당은 충남은 물론 충청권 전역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전국정당으로 가는 길목이 차단당한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22.51% 얻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역대 총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온 충청지역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모두 낙선한 것은 원내교섭단체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안희정 대망론' 불씨도 살렸다
'안희정 사람들'은 반쪽 승리를 얻었다. 충남에서는 안희정 사람임을 자임했던 김종민(논산계룡금산), 박수현(공주 부여 청양), 나소열(보령서천) 후보 중 김 후보만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충남에서 얻은 더민주 5석은 '안희정 충청 대망론'이 확장성을 확인시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대전 유성 갑에서 안 지사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조승래 후보가 당선됐고, 세종에서는 안 지사의 우군인 이해찬 의원이 자리를 지켰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안희정 사람들) 당선시키는 것이 안희정 대망론 키우는 것"이라고 한 발언에 빗대자면 '안희정 충청대망론'의 꿈을 현실화할 발판이 더 길고 넓어진 셈이다.
한편 7석을 높고 겨룬 대전에서는 더민주 4석, 새누리 3석을 차지했다. 8석인 충북에서는 새누리 6석, 더민주 2석으로 나타났다.
충남 유권자들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선거에서는 새누리당 36.92%(33만 1976표), 더민주 27.05%(24만 3245표), 국민의당 22.51%(20만 2457표), 정의당 5.60%(5만426표)순으로 지지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