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유성지회 열사대책위’는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은 개인의 죽음이 아니며, 노조파괴에 의한 타살”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3월17일 오전 8시, 충북영동양산에서 금속노조유성지회 한광호 조합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과 관련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유성기업 충남지회는 22일(화) 기자회견을 갖고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을 상대로 ‘유성기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의 피해에 대한 역학조사’를 요구했다. 이어 25일(금)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오체투지를 벌였다.

유성기업 사업주는 노조파괴 전문회사로 알려진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폭력수단을 동원해 노조파괴를 시도했다. 노조에 따르면 검찰의 부실·편파수사로 책임자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유성지회는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8개월간 노숙투쟁을 벌어 재정신청이 받아 들여졌다. 재정신청결과 지난해부터 유시영 회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이상호 사무국장은 “노조파괴 유혈사태 이후 5년 동안 불법행위자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더 노골화됐다”며 “자결한 한광호 조합원이 간부로 활동한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회사의 노조파괴대응이 현대차의 구체적 주문에 따라 더욱더 광폭하게 발생했던 시기”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정신건강실태조사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우울고위험군, 사회심리스트레스, 외상후스트레스 등이 정상치보다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광호 조합원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심리상담을 했다.

이상호 사무국장은 “상담치료만으로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다”며 “자본의 탄압이 중단되고 현장이 예전으로 돌아갔다면 치료는 쉽게 이뤄졌겠지만 현실의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상황에서 정신건강은 회복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유성지회 열사대책위’는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은 개인의 죽음이 아니며, 노조파괴에 의한 타살”이라며 “유성기업에서 다시는 이 같은 불행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업주는 물론 고용노동부등 관련기관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유성기업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에서 발생한 정신질환에 대해 4차례 산재를 승인한 바 있다. 현재 2명의노동자에 대한 재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