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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현대인 괴롭히는 마음의 병, ‘불안장애’

극심한 불안감, 치료시기 놓치면 더욱 고통…스트레스·카페인·술 피해야

등록일 2016년03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심세훈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불안은 어떤 위험에 대한 자연스러운 생각, 걱정이다. 불안은 공포와 구별된다. 공포는 뚜렷한 대상이 있는 현실적이고 외적인 위험에 대한 반응이지만, 불안은 변화, 불안정,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그래서 불안은 가뜩이나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더욱 나약하게 만든다.

원래 불안은 위험하거나 위급한 상황에 대응하게 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복잡한 차도를 건널 때 주위를 살피도록해주는 것이 바로 불안이다. 꼭 필요하고 정상적인 반응일지라도 필요할 때만 작동해야 한다. 하루 중 대부분이 불안한 것은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불안은 특유의 불쾌감을 비롯해 가슴이 뛰고, 호흡이 편하지 않고,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리는 등의 다양한 신체반응을 동반한다. 불쾌감에 그치는 불안이 대부분이지만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불안도 있다. 극심한 불안이 갑자기 확 나타나는 것을 의학적으로 공황(恐惶)이라 부른다.

공황과 같은 병적 불안이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불안장애로 볼 수 있으며, 즉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 왜 비정상적인 불안이 나타났는지, 불안의 정도나 상태를 알아보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불안장애는 매우 다양한 신체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특히 우리나라 불안장애 환자들은 소화불량, 어지럼, 두근거림, 마비감 등을 흔히 호소하는데 대부분 불안장애를 염두에 두지 않아 사서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기 증상이 특별한 신체적 원인 없이 지속된다면 불안장애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불안장애 치료는 약물치료와 면담치료가 있으며, 다행히 좋은 약물들이 개발되어 부작용 없이 불안의 원인과 증상을 퇴치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불안장애 환자들은 또 특징적으로 과소평가, 지나친 경계심, 예민함, 객관성 상실, 일반화, 파국화, 선택적 추론, 흑백논리 등 생각의 방식에서 문제를 보인다. 쉽지 않지만 환자가 그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고치려든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불안장애 중 하나인 공황장애는 주기적으로 공황발작이 나타나는 것이다. 공황발작은 매우 심한 공포반응이다. 당장 죽을 것 같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기절할 것 같은 생각,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음에서 오는 심한 당혹감 등을 갑자기 심하게 느끼는 것이다. 공황의 증상은 갑자기 확 밀려왔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첫 공황발작은 갑자기 뚜렷한 이유 없이 나타난다. 시장이나 백화점처럼 사람들이 많을 때, 아주 차가 막히는 곳에 오도 가도 못하고 있을 때처럼 자신이 꼼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 공황발작을 겪는다.

공황발작이 있다고 해서 다 공황장애는 아니다. 다른 불안장애나 건강한 사람도 공황발작을 한두 번 겪을 수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적어도 1번 이상의 심각한 공황발작이 있었고, 또 발작이 일어날까 걱정해서 유사환경을 회피할 때 공황장애로 진단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세심한 진찰과 상담이 필요하다.

공황장애는 큰 고통을 주는 마음의 병이다. 유병율도 높고, 광장공포증, 우울증 등 다른 질환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재발과 만성화 가능성도 높다. 공황장애는 약물치료가 주효하고, 약물치료와 병합 또는 단독으로 실시하는 인지행동치료도 효과가 있다.

공황은 위급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응급 반응이고, 공황의 신체반응이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 전문의를 방문하는 것이 적절한 치료는 물론 경제적, 시간적으로 유익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더욱 고통스럽고 우울증 등 다른 질환도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 카페인, 술 등은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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