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충남은 다른 지역보다 투표율이 낮았고, 그중 천안과 아산은 더욱 낮았다. 그 이유로 외입인구가 많아서라고도 하고, 지역특성상 인기정당이 없어서라기도 한다. 여하튼 낮은 투표율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4월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맞는다. ‘올해는 한번 제대로 (투표)해보자’는 분위기도 잠시, 선거구 획정에 발목이 잡혔다. 50여 일도 남지 않았지만 여야 입장차이가 뚜렷해 2월15일 기대했던 원내대표 회동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선거구 증설이 유력한 천안과 아산은 이로인해 짙은 안개속에 싸인 모양새다.
갑·을 두개의 선거구로 유지되다 병구가 증설된다는 건 단순히 국회의원 자리 하나가 더 생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이전에 갑·을 지역을 갑·을·병 3개지역으로 나눠야 하고, 예비후보자는 자신이 출마할 선거구를 재봐야 한다. 예를 들어 갑구에서 활동해온 양승조 3선의원이 병구를 선택할 경우, 같은 당 소속 예비후보자 이규희·한태선씨는 갑구 출마를 저울질하게 된다. 같은 당이 아니라도 경쟁이 약한 지역을 찾아야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예비후보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진다. 선거구획정에 대해 ‘확정’이 아닌 ‘유력’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상황이며, 선거구조차 어떻게 나눠질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 또한 자신이 사는 지역이 어떤 선거구가 되고, 어떤 예비후보자들이 나설지 ‘윤곽’만 던져진 현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같이 열악한 환경은 한개 선거구에서 갑·을 두개 선거구로 증설될 것으로 보여지는 아산도 마찬가지. 선거일까지 시간도 많지 않은데다 선거구가 정해져있지 않은 천안·아산 지역으로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면 이번 선거가 도지사와 단체장, 교육감, 시·도의원을 뽑는 ‘지방선거’가 아니라는 점이다. 각 정당의 공천을 위한 경선에서 제대로 여론조사에 임하고, 본선경쟁시 도덕적이며 성실하고 능력있는 일꾼을 뽑는 것은 유권자의 몫. 구태한 후보를 뽑아놓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선관위나 시민단체 등에서 알려주는 요령을 살펴보면, 일단 세금 성실납부와 전과유무를 따져보는 것이 기본. 전과의 경우에는 어떤 종류의 문제인지, 그것이 후보자의 인격적인 문제로 이어져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한 사회적 지위와 학벌 자체가 후보자의 능력치를 나타내주는 것이 아닌 이상, 그들이 내놓는 공약이나 발언을 주의깊게 점검해야 한다. 기존대로 혈연·학연·지연에 얽매이거나, 이해관계에 묶여 표행사를 한다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치인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