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구제역 방역초소를 설치하면서 5개 시군을 제외한 것을 놓고 축산농가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일부 시군만 제외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지난달 11일 전북 김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도내 11개 시군 17개소에 구제역 방역초소를 긴급 설치했다. 하지만 도는 예산, 서산 5개 시군은 방역초소 설치대상에서 제외했다.
도 관계자는 "농식품부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전북과 인접한 논산, 부여, 서천 등 일부 시군에만 거점 방역 초소를 설치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며 "하지만 우리 도에서도 선제 방역을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한 시군까지 포함해 방역초소를 확대 설치했다"고 말했다. 예산, 서산 5개 시군은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 설치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축산농가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산의 한 축산농민은 "지난 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올해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 "전염병이 강한 구제역을 막기 위한 예방초소를 인접한 천안, 당진에는 설치하고 아산, 예산은 설치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구제역이 퍼지지 않았으니 망정이니 만약 아산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반문했다.
실제 예산군의 경우 이 같은 축산농가들의 요구에 따라 군 자체 경비를 들여 방역초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축산농가 보호를 위해 자체 판단에 따라 방역초소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축산농가들이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축산농 스스로 인근 다른 시군을 갈 때 소독을 하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도 관계자는 "농식품부에서 인접 시 군을 대상으로 방역초소를 설치하라고 했지만, 충남도에서 지난해 발생한 시군을 추가한 것"이라며 "하지만 추후 방역대책수립 시 축산농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올해 구제역 백신 접종지원비로 충남 전체 시군에 111억 원(자부담 포함)의 사업비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지원 예산은 돼지, 소 등 발굽 가축의 마릿수를 기준으로 홍성군의 경우 23억 원, 예산군은 11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업농가(소 50마리 이상, 돼지 100마리 이상)의 경우 50%를 지원하고 소규모 농가(소 50마리 미만, 돼지 100마리 미만)에는 전액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