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자(53?점량동)씨는 자신의 집에서 기른 배추를 수확해 김장을 담갔다.
무려 3백포기를 혼자 담느라 뼛골이 쑤신다. 혼자 기르고 혼자 3백 포기를 담갔지만 혼자 먹기 위해 한 것은 아니다. 벌써 이웃 16가구에 골고루 나눠주었다. 이들 16가구는 혼자 사는 노인이거나 김장을 담가 먹기 어려운 형편에 놓인 가정들이다.
김윤자씨가 이 일을 해온 지도 벌써 2년이 되었다.
“별다른 양념이 있나요. 그냥 제 형편대로 젓국 넣고 정성 들여 김장 담갔지요”라며 웃어 보였다.
올해는 유난히 뚝 떨어진 날씨 때문에 속 버무리기와 배추 절이기가 쉽지 않았다.
가뜩이나 절인 김치는 바깥에서 씻어 얼음이 얼굴에 박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웃들과 함께 나눠먹는 김치 맛이란 잠깐의 고통도 잊게 해주기 마련.
“이제 애들 다 키우고 보니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냥 김치라도 나눠먹으면 이웃도 내 가정처럼 돌볼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라고 김씨는 말한다.
그렇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이웃 사랑을 계속 하고 싶다는 김씨. 손 마를 새 없는 주부지만 정성 식을 새 없는 봉사도 하고 싶다는 그녀의 이웃사랑이 고스란히 점량동 일대로 퍼져 나가고 있다.
김씨뿐 아니라 염치읍 새마을부녀협의회(회장 강희선)와 송악 새마을부녀회도 저소득가정을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했다. 염치읍 새마을부녀회원 28명은 90만원의 자체모금을 통해 김장김치 1백80포기를 담아 아산시 무의탁노인, 부자가정 등 저소득가정 15가구에 전달했다.
강희선 회장은 “남들 다하는 김장 조금 더했을 뿐”이라며 “옛날 어머니들도 자기집 형편 어려워도 이웃이 다 가족인 것처럼 그렇게 사셨는데 좋은 것은 대물림해야 되지 않겠냐” 겸손한 웃음을 보였다. 이들의 정성어린 김치가 아산시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으로 전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