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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버려지는 ‘뿌랜나 애육원’-보모 일기 형식 홈페이지 게재, 시민관심 증폭

등록일 2002년11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스탠드를 수건으로 덮어놓고 만화책을 보다가 두 아이가 걸렸다. ‘너는 마귀새끼!’ 따귀를 때리고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중략) 포장마차를 뒤지며 음식 훔쳐먹던 것들을… 잘 데가 없어서 동네 교회에서 자던 것들을…” 뿌랜나 애육원에서 아동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한 보모가 아산시청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지난 98년에도 아동학대와 강제 어린이 노역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곳이어서 사실인지 여부를 두고 시민들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다. 뿌랜나 애육원(사회복지법인)은 1951년 한국전쟁 고아들을 위해 세워졌고 70년대 초 현재 원장인 차동춘(69)씨와 김창선(72)씨 부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98년 8월 아동학대와 불법건축물사건 등으로 인해 김창선 당시 이사장이 구속돼 수감을 받았다. 이후 이곳은 관선이사가 투입돼 운영해 오다 2000년 4월 다시 민선이사가 선임됐고 김창선 이사장의 부인인 차동춘 원장이 맡고 있다. 이 글을 연재한 이숙현(45) 보모는 “아이들을 인간답게 살게 해 주고 싶어서 이 같은 일을 결행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게시된 글에는 원장의 욕설, 용돈 받을 때의 모습, 원장의 난폭한 운전 등이 게시됐다. 98년 이전에 재직했던 Y모 보모교사는 “98년에는 딸이 원장을 고발하면서 벌어진 일이지만 사실 원장가족 모두가 원생들을 못살게했다. 당시 내노라는 국회의원들이 나섰지만 결국 원장은 바뀌지도 않았고 그런 환경에서 애들인들 제대로 자라고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예전에도 서로 나섰지만 그렇게 관심 쏟는 듯하다가 지금은 이 모양인데 버려진 아이들 또 버려지게 생겼다”며 “뿌랜나를 두 번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차동춘 원장은 “그런 일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보모 자질이 안 되는 사람을 데리고 있었더니 이 같은 일을 겪게 됐다”고 부인했다. 족살을 내려주옵소서 “나를 음해하고 괴롭힌 시청 담당자들에게 족살을 내려주옵소서”, “내 말을 안 들으면 오장육부 사지 백지가 검게 타서 죽는다. (중략) 교통사고가 나도 금방 죽지 않을 것이며 숨을 할딱이다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다가, 끝내 죽을 것이며...” 이숙현 보모가 차동춘 원장의 기도문을 옮겨 적은 글이다. 차마 입으로 옮기기에도 끔직한 말들을 아이들은 매일 듣고 있다고 이숙현씨는 말했다. 이 같은 일을 혼자 결행한 것에 대해 “다른 보모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아이들은 쫓겨 나갈까봐 내편을 들어주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반대로 차동춘 원장은 보모의 자격을 들고 나오고 있다. 차 원장은 “본래 따지기 좋아하고 안하무인격으로 원장을 무시해 왔다. 사랑과 신앙으로 극복하려고 하는데 자꾸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감시단으로 문제 풀자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제일 당혹스러운 것은 아산시청이다. 매년 보조금지급과 함께 감시하고 관할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 그러나 정확한 물증도 없고 증인 한 명이 요구하는 것으로 전체 감사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담당자의 말이다. 뿌랜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사들이다. 이사들은 원장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아산시청에서 선임한 C이사에 따르면 “아무리 권한이 있으면 뭐합니까. 모든 의사 결정은 과반수 이상이 돼야 하는데 차 원장과 아들, 차 원장을 비호하는 이사가 둘이나 포함돼 있어 원장을 갈아엎고 싶어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아산시청 사회복지과 담당자는 “보조금 횡령 등 문제가 발생되면 아산시청이 직접 나설 수 있겠지만 이사진이 있는 한 나섰다간 간섭으로 오인하기 때문에 현재는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숙현 보모의 말대로 뿌랜나 안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 할 것이지만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있는 키를 갖고도 개인의 권력이나 권한에 묶여 해결할 수 없는 일로 치부되고 있다. 현재 시민단체는 이같은 일에 관심을 갖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뿐이다. “일단 글이 올라와 있는 것뿐이지 사실 확인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아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나, 내부문제에 잘못 관련돼서는 안 된다”며 조심스런 반응이다. 일단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관심있는 시민, 사회단체를 결성해 뿌랜나의 오래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실천적인 방안으로 시민봉사단 내지 감시단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뿌랜나 보모출신 Y씨는 “국회의원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시민들이 계속 관심 갖고 그곳에서 생활하며 사태를 감시해야 한다”며 “거기에 있었던 경험으로 미뤄보아 이숙현 보모가 한 말이 거짓말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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