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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랜나를 운전해 주세요

등록일 2002년11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리 휙, 저리 휙” 차동춘 원장의 운전을 아이들은 이렇게 표현한다. 그러나 더 말이라도 할라치면 입을 꼭 다물고 다들 흩어져 버린다. 이숙현(45) 보모는 뿌랜나 애육원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아산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원장의 운전 솜씨처럼 뿌랜나 애육원의 실태도 위태롭게 전개되고 있다는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군대식으로 길들여진 아이들. 자기 표현이라고는 없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이 보모는 말한다. 그녀가 현재까지 남긴 글은 9개이지만 여기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은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의문스러워 하는 사람과 실제 겪었다면서 글을 올리는 원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청 게시판을 메우고 있다. 첫 글은 뿌랜나의 아침식사 광경과 원장의 운전에 관해서였다. 아산시청 공무원은 지난 20일(수) 아침 일찍 원장이 운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동승했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같은 날 본 기자가 아이들에게 물었을 때 “오늘 운전 얌전하게 하시던걸요”하며 “다른 때는 완전히…”하며 말끝을 흐렸다. 시설아동들은 “그런 말하면 안돼”하면서 서로를 툭툭 치며 말을 가로막았다. 원생들은 “원장님이 우릴 등교시켜주면 우린 너무 쪽팔려요. 차 안에서 고아새끼들한테 큰 인사 받는 걸 원하니까요. 우리 보모님 흉보지 마세요. 억울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누가 올렸니?”하고 물으니,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며 뿔뿔이 흩어진다. 아이들 용돈 문제에서부터 식사까지 이숙현 보모는 “자세히 밝혀 나가겠다”며 “여기 아이들은 후원도 못 받고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자란다. 더 이상 시설 안에서 그런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차동춘 원장은 “이제까지 운전만 20년 넘게 했어도 사고 한번 안 났다”며 “인격이 안된 보모가 말을 잘 못한 것 같은데 용서하며 같이 지내야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누가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 뿌랜나의 지금 운영은 안전하게 운전되고 있는지는 그들만이 아는 진실일 것이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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