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성인 장애가정의 완소공간 ‘휴브릿지 주간보호센터’

뇌병변·휠체어 장애인 위한 보호센터도 시급해

등록일 2015년11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탐방-천안시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

“자, 이제 왼쪽으로! 하나, 둘, 셋, 넷! 좋아요! 다시 오른쪽으로!”

여강사의 힘찬 목소리가 작은 교육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평소 하지 않던 자세여서인지 따라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꾸준히 애쓰다보면 몸은 풀어지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땀까지 난다.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니 몸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장애인들은 뱃심이 없어 어깨가 굽는 척추 측만·전만증이 많은데 재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배운 것을 서로 얘기하고 도와주다 보면 어느덧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시작한지 한 달이 채 안 된 ‘기공체조’. 태극권을 기본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어느새 휴브릿지의 새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천안시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의 새로운 인기 과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태극권 ‘기공체조’.

장애당사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절실한 공간

천안 두정동에는 낮 시간 성인장애인들을 보호해주는 ‘천안시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가 있다. 2012년 9월, 천안 최초로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개원한지 만 3년이 훌쩍 지났다.
매주 월~금 오전9시~오후6시까지 운영되는 휴브릿지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총 15명. 장혜진 센터장은 대기자도 정원 이상이라고 귀띔한다.

주간보호센터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을 낮 시간 동안 보호해 장애인 가족의 보호 부담을 일부 경감시켜 줌으로써 가족 구성원이 안심하고 사회·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중증장애인이 자기 결정에 의해 스스로의 삶을 고민하고 자주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지지하며, 그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휴브릿지는 다양한 색깔을 뜻하는 휴(hue)와 다리를 뜻하는 브릿지(bridge)의 합성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천안시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가 사람과 사람 간, 사람과 지역 간의 다리가 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는 다른 기관이나 보호시설들처럼 일상생활 훈련과 함께 미술·음악·사물놀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특화 프로그램도 여럿 있다.

이날 진행된 ‘기공체조’는 천안시장애인체육관이 기획한 사업으로, 충남우슈협회 강사가 매주 목요일마다 휴브릿지 장애인들을 찾아 직접 강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9월에는 뉴스포츠의 하나인 ‘플로어볼’ 팀이 생겼다. 천안시장애인보호작업장과 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 이용장애인들로 구성된 이 팀은 8명의 선수 모두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돼 있다. 플로어볼은 부드러운 플라스틱 스틱과 구멍이 송송 뚫린 플라스틱 공으로 즐기는 ‘필드하키’ 스타일의 뉴스포츠. 휴브릿지의 인기스포츠다. 또 천안시생활체육협회는 기초체력운동과 플라잉디스크 윷놀이 등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휴브릿지 이용 장애인들은 면 수건에 들어가는 도안을 짜고, 만들어진 수건을 포장하는 일을 하면서 노동의 즐거움을 느껴보기도 한다.

이렇듯 발달장애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주는 주간보호센터는 장애당사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절실한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장애인보호시설,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는 센터장과 사회재활교사를 포함해 직원 4명이 있다. 3명은 보조금 지원을 받지만 1명은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기관의 자부담으로 얼마 전 채용됐다. 최근에는 시청으로부터 공익근무요원 3명까지 지원 받게 돼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충남에 있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단 10개에 불과하다. 이중 천안에 5개가 있는데 하나는 아동, 다른 하나는 청소년보호센터고 3곳만이 성인장애인보호센터다.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이 단 한 곳도 없는 시·군도 꽤 많다. 그래도 발달장애인들은 좀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충남 최대의 도시인 천안에도 뇌병변장애인, 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와상장애인,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센터는 전무하다.

장애인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다양한 장애인을 보호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기관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 대상도 대부분 아동에 한정돼 있어 성인이 된 이후, 교육과 보호의 책임은 고스란히 부모에게 넘겨지기 일쑤다. 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 장혜진 센터장은 당국의 정책의지가 시급함을 강조한다.

“보호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이런 보호시설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장애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는 부담도 크고, 다른 가족들을 위한 경제활동도 너무나 중요하니까요. 내년 천안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센터가 하나 더 생길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장애인 가족들이 모두 좋은 환경에서 행복한 희망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진희 기자>

천안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 ☎041-579-8220
간식을 결정하는 시간. 휴브릿지주간보호센터는 자기결정교육에 가장 큰 교육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